인사평가 활용法 ① 인사평가, 칼날이 되지 않는 法
'인사평가'라고 하면 업적평가, 역량평가, MBO, OKR 등의 평가 방식을 떠올릴 뿐, 노무 이슈를 먼저 고려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인사평가 활용法 ① 인사평가, 칼날이 되지 않는 法
제호 : 2024년 12월호, 등록 : 2024-11-22 10:41:41
  • 기사 개별구매 : 2000원



'인사평가'라고 하면 업적평가, 역량평가, MBO, OKR 등의 평가 방식을 떠올릴 뿐, 노무 이슈를 먼저 고려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평가의 핵심 목적이 구성원의 성과 향상이므로 그 과정에서 노동법적 이슈가 발생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인사평가는 사용자의 고유한 인사권이지만 구성원의 임금과 같이 근로기준법으로 보호되는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아 평가자가 그 권한을 남용할 경우 제약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노동법적 시각에서 바라본 평가란 무엇일까? 법원에서는 기본적으로 인사평가를 사용자의 고유한 인사권으로 보아 평가 기준이나 항목의 설정, 점수의 배분 등에 있어 사용자에게 광범위한 재량권을 인정해주고 있다.1) 그러나 인사평가가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 기준을 현저하게 위반해 인사권의 범위를 벗어나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인정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만약 그 평가 결과를 기초로 임금, 승진 등에서 인사상 불이익이 발생했다면, 이러한 인사 조치는 무효2)가 될 수 있다.

다시 말해 평가 결과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주요 근로조건이나 구성원 지위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평가의 적법성 검토가 요구된다. 평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노무 이슈로는 수습 본채용 거절, 기간제 구성원 계약갱신 거절, 배치전환 및 보직해제, 승진 등 인사상 주요 결정을 비롯해 근무성적이 현저히 낮은 구성원에 대한 징계, 해고 등이 있다.




​
평가와 수습구성원 본채용 거절

실무상으로는 수습과 시용이 혼용되고 있으나, 본고에서는 수습구성원을 '정식 채용 이전에 업무 적격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기간 중에 있는 자'로 정의해 사용했다. 수습은 정식 채용 이전에 업무 적격성을 판단하는 기간으로 사용자에게 해약권이 유보된다. 따라서 수습 해지, 즉 본채용 거절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서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해당하므로 정당한 사유를 필요로 한다.

여기서 정당한 사유를 입증하기 위해 주로 활용되는 수단이 평가이다. 단, 평가 결과를 통해 수습구성원의 업무수행능력이 어느 정도로 부족했는지, 그로 인해 업무수행에 어떠한 차질이 있었는지를 알 수 있어야 한다. 업무수행에 있어서 별다른 문제가 없었음에도 수습 만료시점에 단순히 낮은 점수만 부여한 채 본채용을 거절한다면 부당해고에 해당할 수 있다.

평가 결과를 이유로 한 본채용 거절이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수습평가표가 주관적인 요소 없이 완전히 객관적인 평가 항목으로만 구성돼야 한다. 당연히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평가자의 자의적 판단이 가능한 요소를 최대한 줄인 평가항목과 배점기준을 설정하고, 여기에 보완해 정성적인 평가 항목에 부여한 점수는 그 이유까지도 상세히 기록해야 한다. 예컨대 업무불성실이라는 항목에 낮은 점수를 부여했다면, 단순히 낮은 점수만으로는 해당 평가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반면, 낮은 점수에 대한 이유로 몇 차례 보고 기한을 준수하지 않았고, 지적에도 불구하고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는 내용을 평가의견에 기재하고 자료까지 뒷받침되면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평가와 인사발령
배치전환, 직책부여 등 인사발령은 기본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으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이 인정된다. 즉 인사발령이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이뤄진다면 대부분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따라서 업무상 필요성을 판단하기 위해 평가 결과까지 활용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지만, 기존 인원을 다른 업무 또는 다른 장소로 배정할 필요가 있는지, 그 변경에 어떤 구성원을 포함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 의사결정의 기초로 평가 결과를 활용하기도 한다.

다만, 인사평가 결과 근무실적이 부진하다는 이유로 배치전환을 하면서 이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없고, 기존 인사평가에서도 평균 이상의 성적을 받는 등 실적 저조자 등으로 보기 어렵다면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아 부당한 전보로 판단3)될 가능성도 존재하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


평가와 승진 누락
승진 역시 인사권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으로 상당한 재량이 인정되는 것이 원칙이며,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는 당해 조치의 필요성과 조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 등에 의해 결정된다.

'당해 조치의 필요성'은 평가 결과뿐 아니라 근속기간, 징계 이력, 근태 등 사전에 사용자가 정한 승진 요건으로 판단되지만, 평가점수가 의사결정의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승진에 있어서도 인사평가의 정당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실제로 승진 누락으로 급여상 불이익을 받은 것을 감봉과 비슷한 징벌적 효과를 갖는 것으로 보고 근로기준법 제23조의 '그 밖의 징벌'로 판단4)한 사례도 있다.

그렇더라도 승진은 사용자에게 당한 재량이 인정되므로 일부 평가자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해 이뤄졌다고 해서 그 효력이 부인된다고 볼 수만은 없다. 하지만 승진임용에서도 공정성, 투명성, 적정성 등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한계가 있으므로 어느 정도 주관적인 판단수준을 넘어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평가항목의 요건조차도 갖추지 못했다면 이를 이유로 한 승진 누락은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이를 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한 것으로 판단5)될 것이다. 또한 회사 규정상 승진에 필수적으로 고려돼야 하는 근무성적평정, 경력 및 외국어 성적 등을 모두 무시하고 오로지 다면평가 결과만을 근거로 구성원 승진에서 제외한 경우 재량권 일탈로 판단한 사례도 있다.

... 중략 ...

김동미 노무법인 미담 대표노무사
 
기사 전문은 구독권한이 있는 회원께만 제공됩니다. 먼저 로그인 하세요.
 
  • 리스트로 이동
  • 기사 개별구매 : 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