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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격차 기업'이란 동종업계의 경쟁사와 압도적인 차이를 벌려 추격이 어려울 정도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기업을 의미한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불안정하고Volatility, 불확실하며Uncertainty, 복잡하고Complexity, 모호한Ambiguity VUCA 시대에는 초격차 기업들마저 경쟁 기업들에게 언제든지 추월당할 수 있다.
국내 유수의 대기업들 역시 최근 경영 실적이 악화됨에 따라 다른 경쟁사에 추월당하거나 격차가 좁혀지는 상황을 맞닥뜨리고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최근 근무 강도를 높이려는 대기업들의 소식들이 뉴스를 통해 연이어 전해지고 있다. 삼성의 주요 계열사, SK그룹, HD현대오일뱅크와 같은 대기업 임원들을 대상으로 주 6일제 근무가 시행되고 있으며, 최근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이 신입사원의 업무 및 교육 강도를 높일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 근무 강도를 높이면 위기감이 공유될까? 기업들이 이처럼 근무 강도를 높이는 이유는 단연 초격차, 초불확실성 시대에서 생존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기업의 위기감은 곧 경영진의 불안으로 이어지고, 불안한 상태에서 하는 의사결정은 근시안적이고 빠른 해결방안Quick-Fix만을 모색하게 한다. 하지만 이러한 대책들의 성공 여부는 구성원의 수용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경영진이 기대했던 위기감 공유와 성과 증진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의 불평만 증가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MZ세대 직원들은 경영진과 시각이 전혀 다를 수 있다. 이들은 자신의 일에 대해 자율적으로 계획하고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선호하며, 자신의 역량을 조직에서 알아주지 않는다고 인식하면 조직에 대한 충성도나 직무몰입이 크게 낮아진다. 또한 이들은 유연한 근무형태나 워라밸을 중시한다. 그리고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과 다르면 과감하게 회사를 그만두는 경향도 있다. 따라서 회사 경영 사정에 따라 달라지는 근무 강도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MZ세대 핵심인재들이 떠나는 인재 유출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비단 MZ세대뿐만 아니라 유연하고 자율적인 근무환경, 그리고 워라밸을 경험한 직원이라면 더 통제적이고 관리적인 방식의 근무환경, 개인 시간의 부족을 경험하게 됐을 때 부정적인 평가를 할 가능성이 높다. 인간의 기본적인 심리적 욕구 중 자율성Autonomy의 욕구가 충족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율성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근간이 되기 때문에 기업의 신제품 개발이나 R&D 역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도 저도 못하는 초격차의 딜레마 대응법 이렇듯 기업 입장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초격차의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라면, 이제는 효율적인 업무 프로세스 개선과 함께 직원들의 만족과 창의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이 문제인지를 명확히 진단하는 것이다. 기업이 성장하고 규모가 커지다 보면 조직 내에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직원들의 무사안일 보신주의, 부서 간 이기주의Silo effect, 관료주의의 심화, 위기관리 리더십 부재, 상명하달 식의 업무 지시/관리, 대내외 소통능력 저하, 형식적인 보고 작업의 증가, 늦어지는 의사결정, 조직 내 정치 등 효율적인 업무 수행을 방해하는 요인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설문조사나 타운홀 미팅, 전 부서를 대상으로 한 브레인스토밍, 고객사/전문가 의견 청취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문제의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 몸이 커지면 옷을 바꿔 입어야 하듯 조직문화도 새롭게 변화시켜야 한다. 다만 이런 부정적인 조직문화는 단기간에 변화하기는 어렵고, 많은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는 것을 예상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다음으로 리더십이 중요하다. 위기 속에서 리더가 먼저 해야 할 일은 핵심가치에 기반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다. 구성원들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 수 있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다. 즉 기업이 추구해야 할 핵심가치를 찾거나 수정하고 이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때핵심가치는 리더 혼자 찾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함께 질문하고 고민하며 답을 찾아야 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조직 내 협력적인 프로세스가 나타날 확률이 증가한다. 그리고 리더는 도전을 장려하는 분위기를 확립해야 한다. 실패를 부정적으로 보고 과거의 방식을 고수한다면 변화하는 경영 환경에서 초격차를 유지하기 어렵다. 물론 규모가 큰 기업은 신중할 수밖에 없지만, 실패 위험이 따르더라도 미래를 향한 도전을 멈춰서는 안 된다. 단계별로 실행을 하거나,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대안을 준비한다면 실패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속적인 도전을 위해서는 실패에 대한 관용Failure tolerance을 지녀야 한다.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가 되려면 재도전의 기회가 주어져야 하고, 왜 실패했는지 알아야 하며, 실패 요인을 극복 혹은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실패를 장려하는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해 어느 정도 성공 가능성이 있다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는 모습과 의사결정을 지속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소통과 협력의 조직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리더는 구성원 간, 팀/부서 간, 세대 간, 협력사들과의 소통과 협력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성찰해야 한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면 갈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때로는 다양성이 갈등의 원인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시너지의 원천도 다양성에 있다. 그러나 상대에 대한 존중에 기반한 소통과 협력의 문화가 구축되지 않는다면 다양성은 갈등만 초래하고 시너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초격차 기업의 가치는 기업의 영업 이익이나 실적과 같은 수치적 지표만으로 표현되지 않는다. 기업의 기술력과 경쟁력은 기업의 경영 철학, 비전, 인재상, 조직문화 등이 모두 포함돼 나타난다. 따라서 우리가 여기서 일하는 이유와 방식에 대한 지속적인 자기 성찰과 평가를 통해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 문광수 교수는 중앙대학교 심리학과에서 산업 및 조직 심리학, 동기 심리학, 행동분석 등을 가르치고 있다. 직무 수행관리Organizational Behavior Management 분야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한국건강심리학회와 한국시스템안전학회의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외에도 산업 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 문화, 안전 리더십, 안전 심리 분야의 연구와 강의도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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