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보상과 복리후생 갈등,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지점은?
최근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처음 노동조합 파업을 맞게 됐다.
성과보상과 복리후생 갈등,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지점은?
제호 : 2024년 07월호, 등록 : 2024-07-11 11:03:26



최근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처음 노동조합 파업을 맞게 됐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임금인상률 6.5%, 특별성과급 200%, 영업이익 기준 성과급 지급이라는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집단연차를 사용해 파업을 진행했다. 삼성전자 성과급의 핵심은 최대 연봉의 50%까지 사업부별로 차등 지급되는 초과이익성과급(OPI)이다.

2024년의 경우 스마트폰 생산을 담당하는 MX사업부가 OPI를 50% 지급받는 것과 달리, 반도체 생산을 담당하는 DS사업부는 0%로 정해진 것이 파업을 촉진하는 중요한 요인이 됐다. 지난 10년 동안 7번이나 OPI 최대치인 50%를 받은 DS사업부의 경우 그 충격이 더욱 컸을 것이다. 

반도체와 더불어 우리 경제의 또 다른 핵심축인 자동차 산업을 살펴보자. 현대차노조와 기아차노조는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으며, 상여금 900% 인상, 매주 금요일 4시간 근무제 도입, 본인과 가족 합산 의료비 연간 1억 원 한도 등을 요구하고 있다. 재직자와 가족에게 연간 1억 원 의료비 지원은 포스코 노동조합의 임단협 안건과 동일하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성과급뿐 아니라 복리후생 관련 이슈들도 교섭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보상 갈등, '숨은 관심사'는?
앞서 언급한 사례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국내 최고 수준의 보상을 지급하는 회사들에서,  회사의 재량에 따라 그 범위와 혜택이 정해지는 성과급이나 복리후생 등의 물질적 보상에 대한 노사갈등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금수준이 최저임금 언저리이거나 성과급을 지급할 정도의 여력이 없는 기업에서는 보상으로 인한 갈등이 크게 드러나지 않는데, 최고 수준의 보상을 제공하고, 다양한 형태로 물질적 보상 지급이 가능한 기업에서 노사 간 갈등이 생기는 일종의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기본급 수준도 국내 제조업에서는 최고 수준이며, 임금인상률도 물가상승률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책정됐고, 성과급도 성과에 따라 일부 사업부에서만 지급받지 못했는데 이 때문에 삼성전자 전체가 파업을 실시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는 외부의 시선도 많지만, 파업을 결정한 내부 직원의 입장에서 현상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많은 보상을 받으면서도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직원의 입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교섭과정에서 겉으로 드러내는 입장Position뿐 아니라 진짜 관심 있는 중요한 이해사항Interest을 생각해 봐야 한다.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경우 임금인상률 6.5%, 성과급 기준을 EVA에서 영업이익으로 변경하는 입장을 제시하지만, 진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성과급 기준의 투명성이 낮은 점, 그리고 단체교섭 과정에서 회사가 노동조합을 대할 때 무시하는 태도를 보인 점이다. 즉 성과급 기준이나 임금인상률이라는 눈에 보이는 안건을 가지고 교섭할 것이 아니라 숨어있는 더 중요한 관심사항을 충족시킬 수 있는 대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공정한 보상관리 방안 수립 필요
조직공정성Organizational justice에 관한 많은 연구에 따르면 회사로부터 받는 것이 본인이 원하는 수준은 아니더라도 절차나 방법이 공정하다고 생각하면 보상수준을 수용하는 정도가 더 높아진다. 그렇다면 회사와 근로자 양측 모두 공정하다는 인식을 가지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직원 입장에서는 회사 내 동료, 타 직급, 타 사업부, 타 계열사, 본인의 전년도 결과 등 다양한 준거기준과 비교하면서 보상이나 복리후생의 공정성을 판단한다. 회사는 성과급이나 복리후생을 위한 재원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와 관련해 자본비용을 고려한 이익, 영업이익, 생산성 향상 정도, 목표달성도 등 다양한 기준을 고려한다. 각자 입장에서 유리한 기준을 적용하려는 시도는 당연하기에 양측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준거기준에 대한 합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사 모두의 공정성 인식을 높이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보상지급을 노사 간의 사전교섭에 의한 합의를 통해 결정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성과급의 경우 사전에 성과급 기준과 수준, 지급방식 등을 논의하는 것이다. 사후 교섭을 통해 성과급 수준을 결정하면 근로자는 상황에 따라 자신에게 유리한 기준을 적용하려 할 것이고 가장 유리한 기준이 적용되지 않을 경우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겠지만, 사전에 합의된 기준에 따라 성과급 수준이 결정된다면 절차나 과정이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정도는 줄어들 것이다. 예를 들면 미국 자동차회사와 UAW 노동조합은 이자 및 세전이익인 'EBIT'를 기준으로 성과수준을 45단계로 구분해 단계별 성과급(PS) 지급 수준을 단체교섭으로 미리 정해두고 4년간 이를 적용하고 있다.

성과급에 대한 엇갈린 법원 판결에 따른 혼란 
최근 성과급이 평균임금에 포함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법원의 엇갈린 판결들이 나오면서, 기업은 성과급 정책 결정에 혼란을 겪고 있다. 2018년 대법원은 공공기관의 경영성과급은 임금의 성격을 가진 것으로 평균임금에 포함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시했다.

이후 민간 기업의 경우 일부 판결에서는 성과급을 근로제공에 따른 임금으로, 다른 일부는 임금이 아닌 것으로 봤다. 성과급의 임금성 판정을 결정하는 요인 중 하나가 성과급 지급액이나 지급기준 등이 사전에 정해져 단체협약에 반영됐는지 여부이므로, 노사 간에 성과급 산정기준을 사전에 설정하는 경우 성과급이 임금으로 인정되고 퇴직금 산정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러한 판결로 인해 일부 기업은 노사 간 성과급 산정기준을 사전적으로 합의하려는 시도를 그만두었다고 한다. 복지포인트가 임금에 포함돼야 하는지에 관한 법원의 엇갈린 판결로 기업의 복리후생 정책에 혼란을 가져온 것처럼, 성과급의 평균임금성 인정에 관한 법원의 판결이 단기적으로는 노사관계의 안정성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물론, 성과급이 퇴직금 산정에 반영되는지가 성과급 제도의 존립과 관련된 본질적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최소한 노사가 법적 리스크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을 분담할 수 있는 방법을 같이 고민하며 자율적인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 조봉순 교수는 서울대 경영학과 학부 및 석사, 뉴욕주립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서강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간 대한리더십학회장, 한국인사조직학회장을 역임했으며, 리더십, 조직문화, 갈등관리 및 협상, 그리고 인사 및 노사관계 관리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조봉순 서강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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