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근마켓은 최근 시리즈D 투자를 받고, 100명 이상에 달하는 규모의 신규 채용에 나서면서 고속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연 평균 채용규모가 2.7배씩 증가한 당근마켓은 어떻게 고속성장을 이끌어갈 핵심인재들을 채용하고 있을까. 테크 인재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어하는 매력적인 IT기업인 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 민족, 당근마켓, 토스를 지칭하는 '네카라쿠배당토'로 불리우기까지 당근마켓이 어떤 여정을 거쳤는지, 이상원 당근마켓 리쿠르팅 매니저를 만나 그 채용 성공의 노하우를 들어봤다. .jpg) Q. 당근마켓이 주력 선발하고 있는 채용 포지션은 무엇입니까. 당근마켓이 모바일 앱 서비스이다보니 개발직군 채용이 가장 많습니다. 실제로 당근마켓 구성원 비중도 개발직군이 전체의 65~70%에 달하고, 채용도 이와 유사한 비중으로 진행합니다. 주요 포지션인 모바일 앱 개발자, 프론트엔드 개발자, 백엔드 서버 개발자는 상시 채용하고, 머신러닝이나 검색, 채팅 영역의 전문성을 갖춘 개발자들도 채용합니다. 디자인, 제품 관리자(PM), 마케팅, 콘텐츠, 경영지원 부문 채용도 진행하고 있어요. 사실상 전 직군 채용으로, 비즈니스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채용 규모도 계속해서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Q. 당근마켓의 채용 프로세스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요? 각 포지션마다 전형이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지원서 검토 → 직무 인터뷰 → 컬처핏Culture Fit 인터뷰까지 총 3단계로 진행되며, 직무에 따라 사전 직무 인터뷰, 과제 전형 등이 추가되기도 합니다. 과제 전형은 직무 인터뷰 이전에 과제를 부여하고 이 과제를 바탕으로 각 직무 실무자들이 직무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정답이 정해져 있는 과제가 아니라 실제로 당근마켓에서 업무를 수행하면서 고민하는 부분, 이미 해결했지만 많이 고민했던 부분 등 실무적인 과제를 제시하고 있어요. 직무별로 각기 다른 과제를 제시하는데, 이 과정에서 직무에 대한 이해도, 우선순위, 현재 팀에서 고민하고 있는 사항에 대한 해결과정을 보면서 직무 능력뿐만 아니라 동료와 협업하는 방식이 어떠한지 협업 역량 등을 함께 파악합니다. 단순한 면접이 아니라 당근마켓에서 함께 일하는 경험을 간접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채용 프로세스의 마지막 전형인 컬처핏 인터뷰는 지원자가 지원한 직군의 리더, 경영진, 피플팀 구성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합니다. 컬쳐핏 인터뷰에서는 당근마켓의 비전에 대해 공감하는지, 일에 재미를 느끼는지 등 당근마켓의 조직문화와 잘 어우러질 수 있는 분인지를 주로 보고 있습니다. Q. 테크 인재와 관련한 인재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채용 전형을 단순화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는데 당근마켓은 어떠한가요? 우수한 인재 분들을 모시기 위한 과정으로, 각각의 채용 단계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전형을 단순화할 계획은 없습니다. 감사하게도 당근마켓에는 우수한 테크 인재 분들이 많이 지원해주시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선순환의 구조를 만들어간 기반에는 '나보다 뛰어난 사람을 채용한다'는 당근마켓의 확고한 신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구성원들에게 당근마켓에 근무하며 가장 좋은 점을 물으면 '함께 일하는 동료가 가장 도움이 된다'는 답변이 절대다수입니다. 함께 성장하고 배울 수 있는 동료를 중시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우리 팀에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부족한 구성원이 입사해서 팀의 사기나 업무 성과가 잘 나지 않으면 결국엔 핵심인재들도 회사를 떠나게 되거든요. 그러면 채용이 시급해지고, 채용기준이 낮아지고, 장기적으로는 인재밀도가 낮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반대의 경우 인재밀도를 높이는 선순환을 이뤄낼 수 있고요. 당근마켓은 이러한 선순환을 이뤄내는 채용에 집중하려 합니다. '우수한 인재들 다 어디갔나' 물으면 '당근마켓으로 갔다'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 채용문화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Q. 채용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기 위한 채용 브랜딩 노하우가 있으시다면? 대표적으로 당근마켓은 JD, 인터뷰 일정 안내 등 모든 지원자와의 모든 커뮤니케이션에서 당근마켓의 일하는 문화를 엿볼 수 있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원자와의 진솔한 소통만큼 중요한 채용 브랜딩 원천은 조직문화라고 생각합니다. 당근마켓에서는 설립 초부터 '뛰어난 인재들이 어떤 환경에서 일하고 싶어하고, 어떤 환경에서 성과를 잘 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당근마켓이 원하는 뛰어난 인재들은 자율을 굉장히 중시하고, 보고와 같은 프로세스보다는 자신이 주도적으로 업무를 진행하고, 프로덕트에 대한 애정을 갖고 '어떻게 하면 사용자가 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자율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중시합니다. 따라서 이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조직문화를 구현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근무시간이나 장소에 특별한 제약을 두지 않고 자율적으로 근무하는 환경을 조성하며, 교육비, 해외 컨퍼런스 참여비 등을 무제한으로 지원해 성장에의 기회를 아낌없이 제공하고 있어요. Q. 뛰어난 인재들이 원하는 자율의 조직문화가 정착된 이후 채용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핵심인재들이 원하는 조직문화가 구축되면 내부 구성원들이 외부의 우수 인재를 직접 영입하는 선순환의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실제로 당근마켓 구성원들은 자신의 SNS나 활동하는 커뮤니티에 채용 포지션을 홍보하고, 지인들에게 입소문을 퍼뜨리고, 때로는 피플팀과 함께 채용 브랜딩 행사에 참여해 자신의 직무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당근마켓에 입사하면 무엇이 좋은지 적극적으로 이야기합니다. 회사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자신보다 뛰어난 인재들이 당근마켓에 입사해 함께 일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이러한 활동을 하는 거죠. 최근 진행된 '디자인 스펙트럼 콘'이나 '개발자 컨퍼런스'도 디자이너나 개발자들이 주도하고 피플팀이 지원하는 형태로 참여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행사 참여가 곧 채용 브랜딩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척 감사한 일입니다. 지인추천 제도도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데, 채용 보상금의 액수의 높고 낮음과 무관하게 자신이 진짜로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들을 아낌없이 추천하고 있습니다. Q. 채용 과정에서 느끼는 고민이 있으시다면? 일반적인 기업에서 많이 고민하는 채용의 정량적 수치 달성에 대한 고민은 비교적 낮은 편입니다. 물론 당근마켓도 목표하는 채용 인원이 있지만, 반드시 이 인원에 맞춰 채용을 달성해야 하는 구조는 아닙니다. 당근마켓에 잘 맞는 핵심인재들이 많다면 목표 인원보다 많은 인원을 채용할 수도 있고, 반대의 경우 적게 채용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채용 과정에서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한 인재들도 있는데, 당근마켓은 이 분들의 역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언제고 더 적합한 포지션에 다시 지원하시어 저희와 함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분들이 앞으로도 당근마켓의 채용 전형에 지원할 수 있게 선순환을 이뤄내는 것이 현재의 최대 고민입니다. Q. 최근 진행하고 계신 개발자 인턴십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해 주신다면? 당근마켓은 지난 10월 'MVP 인턴십'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도입했습니다. 3개월에 걸쳐 진행되는 이 인턴십 프로그램은 경험이나 경력이 많지 않지만 뛰어난 역량을 지닌 인턴 20여명을 선발해 자신이 개발하고 싶은 프로덕트를 자율적인 환경에서 수행해 볼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개발자 2명, 디자이너 1명이 한 팀을 이뤄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당근마켓의 개발자, 디자이너들이 각 팀의 멘토로 참여해 일 또는 주 단위로 미팅을 하며 이들에게 조언을 해주고 있습니다. 수직적으로 지시하는 방식의 멘토링이 아니라 인턴십 참여자들이 자율적이고 주도적으로 스스로의 프로젝트를 꾸릴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둡니다. 프로젝트를 통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서비스인 '당근마켓의 가치'를 이뤄내기 위한 프로덕트를 개발하고, 당근마켓 서비스 내에서 직접 베타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Q. 테크 인재 채용 과정에서 개발자들의 평균임금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임금경쟁력으로만 승부를 하기 어려워진 지금, 기업들은 채용 패러다임을 어떻게 바꿔나가야 할까요? 업계 최고 보상을 내걸고 인재를 영입해도, 다른 기업에서 더 높은 보상을 제시하는 순간 경쟁력이 사라지는 거잖아요. 그래서 당근마켓은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을 제공하지만, 스톡옵션이나 사이닝 보너스에 중점을 두고 채용 브랜딩을 진행하지는 않습니다. 그보다는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얼마나 뛰어난가, 당근마켓에 오면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가를 앞단에 제시하고 지원한 인재의 컬처핏이 잘 맞으면 업계 최고 보상을 해드리는 거죠.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기업들이 이러한 채용 패러다임을 가져가야 합니다. 인재에 대한 가치 판단 없이 무조건적으로 연봉을 일괄 인상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기업들이 성장 단계별로 채용 브랜딩을 다르게 가져가야 합니다. 성장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할 수 없고, 임금도 최고 수준으로 지급할 수 없다면 채용 역시 성공적으로 이뤄내기 힘들겠지요. 결국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소규모 스타트업일수록 대표나 경영진들이 직접 나서 우수인재를 영입하려고 애쓰는데 이는 모두 비전을 명확히 전달하고 이에 공감하는 인재를 모셔오기 위함이잖아요. 초창기 당근마켓 역시 기업 규모도 작고, 높은 보상도 지급할 수 없었지만 '모바일을 통해 지역 주민 간,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 간 연결을 확대하고 싶다'는 비전을 제시하면서 여기에 공감하는 인재들이 합류를 하게 된 것이거든요. 만약 비전을 제시했는데도 인재들이 지원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비전이 매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닌가 다시 한번 깊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현재 채용시장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MZ세대 인재들이 어느 정도의 보상이 충족되면 비전과 성장을 찾는 점을 감안하면, 매력적인 비전 설계, 좋은 동료, 성장 경험 제시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 수 있습니다. Q. 채용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이 채용 후 온보딩인 것 같습니다. 어렵게 뽑은 인재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당근마켓에서는 어떻게 온보딩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계신가요? 당근마켓이 온보딩에서 제일 중시하는 것은 회사의 최신 정보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당근마켓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들은 팀의 방향성, 현재 가장 중시하는 목표가 시시각각 변화하기 때문에 신규입사자들에게 이를 잘 얼라인Align 해주어야 합니다. 또한 '버디Buddy' 제도를 운영해 3개월동안 신규입사자들이 당근마켓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더불어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회의'를 열어 당근마켓이 가장 중시하는 소통과 자율의 조직문화가 잘 지켜지고 있는지 전 구성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자유롭게 토론을 진행합니다. 당근마켓의 소통방식이 어떠한지, 자율성이 떨어지고 있지는 않은지, 근무형태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등에 대해 전 구성원들이 함께 소통하고 토론하고 점검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오전에 문화회의를 하고, 오후에는 팀원들 또는 다른 조직의 구성원들과 캔들 만들기, 댄스 배우기 등 다양한 문화활동에 참여하며 유대감을 쌓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온라인으로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습니다. Q. 변화하는 채용 패러다임에 맞춰 채용담당자들이 갖춰야 할 역량과 역할은 무엇인가요? 개발자는 개발자가 가장 잘 알고, 디자이너는 디자이너가 가장 잘 압니다. 이제는 채용을 할 때 채용부서가 모든 것을 주관하고 의사결정을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현업에서 채용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지금 당근마켓이 계속 성장하고, 대규모 채용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나가고 있는 기반에는 구성원들의 주도적인 참여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이를 위해 당근마켓에서는 지원서 검토 단계부터 현업에서 주도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돕고, 현업에서 채용 브랜딩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지원해 나가려 합니다. 현업의 자발적인 참여가 함께 일할 좋은 동료를 찾는 데 큰 힘이 된다는 공감대를 경영진과 피플팀이 계속 형성해주어야 합니다. Q. 인재 채용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기업 인사담당자 분들께 조언의 한마디 전하신다면. 다른 기업의 채용담당자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종종 있는데, 가끔 '인력 계획이 어떻게 되세요?'라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사소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인력'이나 '인적자원'과 같은 표현이 회사가 구성원을 바라보는 관점을 나타낸다고 생각합니다. 구성원들을 자원이 아닌 우리 회사를 폭발적으로 성장시켜줄 인재로 대하는 것, 최고의 인재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는 것, 그들을 위한 환경을 조성해 나가는 것에 포커싱해 나가는 부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