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적 정서에 기반한 디지털 시대의 HR 감성 관리
"80년대에는 타자 직원에게 잘 보여야 인정도 받고 승진도 했다.
동양적 정서에 기반한 디지털 시대의 HR 감성 관리
제호 : 2021년 02월호, 등록 : 2021-01-27 15:24:08



"80년대에는 타자 직원에게 잘 보여야 인정도 받고 승진도 했다." 

20년 전 HR 선배가 한 말이다. 당시 선배들은 필통에 연필을 깎아 꽂아두고 이면지 묶음에 기안서 초안을 주곤 했었다. 자필로 적어낸 오프라인 입사지원서를 몇 날 며칠 읽고 또 읽었던 시절도 있었다. 그 뒤 엑셀과 각종 시스템의 발전은 과거 10명이 하던 일을 한 명이 해낼 수 있게 만들었다. 급여나 채용 업무를 아웃소싱하며, SaaS형 웹서비스로 각종 근태, 채용, 이러닝 시스템을 사용하는 시대가 됐다.

어떤 전문가들은 21세기에는 HR의 존폐 위기를 언급하며 HR이 전략적 파트너가 되거나 ROI를 명확히 산정할 수 있도록 계량지표를 관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동안 HR 전문가들이 많은 에너지를 쏟아오던 행정전문가라는 자리를 AI나 시스템에 내 주어야 할 때,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거대한 가상의 네트워크 시대에 필요한 정서 관리
코로나19로 인해서 우리는 반강제적으로 가상조직, 네트워크 조직을 체험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몇 달 동안 재택근무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디지털 전환에 따른 변화를 미리 체험하고 있는 것이다. 예전의 조직이 물질적인 건물이나 실체가 있었다면 이제는 거대한 가상의 네트워크로 변해가는 상황이다.

구성원은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살 수 있고, 회사는 물리적인 투자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가상조직화의 강점이라면 반대로 회사에 대한 소속감, 접촉을 통해 느끼는 일의 재미라는 측면도 약해지고, 고독함, 외로움 등의 감정도 커지는 부작용도 함께한다. 또한 단절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등이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러한 미래 상황에서 소속감, 친밀감, 교류한다는 느낌, 일과 조직에 대한 몰입 등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가 HR에서 해결할 중요한 과제이다.

필자는 미래 HR의 정체성에 대한 답을 동양적 정서를 HR에 접목 시키는 것에서 찾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오랫동안 실무에 적용하려고 노력을 해 왔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이라는 책에서 한국이 수십 년 전 소말리아 같은 힘든 상황에서 세계적인 경제 대국이 될 수 있었던 원인을 한국인이 소중히 생각하지 않는 전통과 선비정신에서 찾으라는 말을 하고 있다. 그는 특정한 기술이나 상품보다도 자신의 문화를 더 위대한 자산으로 인식하라고 조언하며 세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위대한 자산을 한국은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어쩌면 디지털의 극단에서 반대로 아날로그한 감성이 깨진 균형을 맞추는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HR은 인간이라는 존재를 확보, 육성, 배치, 동기부여 하는 역할인데, 인간이 기계와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감정이 있다는 것이다. 감정을 관리하는 것이 인간이 일에 몰입해 창조적인 역할을 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매슬로우의 욕구5단계설에서는 인간은 생존, 안전욕구가 충족되면 관계와 존경, 자아실현 욕구로 욕구가 발전한다고 이야기한다. 두 조직의 보상수준이 유사하다면 사람은 어디서 일을 할 것인가? 자신의 마음을 공감해 주고, 감정이 잘 소통이 잘 되는 곳에서 일하고 싶을 것이다. 미래에는 조직에서 구성원의 감성관리 해주는 역할이 바로 HR이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하는 영역일 것이다.


인사담당자, 인의예지신 마인드 가져야 할 때 
위에서 선비정신을 이야기했는데 동양의 여러 철학자, 선비들은 공통적으로 인간이 선천적으로 타고나고 공감하는 덕목인 사랑(인 仁), 정의(의 義), 예절(예 禮), 지혜(지 智), 성실(신 信)을 경영의 중요한 기준으로 잡으라고 이야기한다.

최근 한 기사를 보니 게임운영자의 잘못된 공지문 하나로 게임유저가 대규모 이탈을 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HR은 구성원이 회사를 느끼게 하는 조직으로 각종 제도 안내, 공지문 하나도 섬세하게 구성원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배려하고 공감하고 나누며(사랑, 仁), 섬세하게 표현하는(예절, 禮) 노력이 구성원의 감성에 안정감, 소속감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감성경영이라고 해서 마냥 위하기만 하고 원칙이 없으면 안 될 것이다. 요즘 사이다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시원하다는 뜻의 속어적인 표현인데 회사의 인사정책이나 의사결정이 공정하고 올바르고(정의, 義), 합리적이며 가치지향적(지혜, 智)이어야 구성원들이 공감하고 지지해 줄 수 있다.

이런 마인드를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 마인드라고 명명하고 싶다. 사옥이나 물리적인 환경 등의 아이덴티티가 사라지고 네트워크, 가상조직화되는 미래에 회사라는 무형의 법인격을 구성원이 감성적으로 공감하게 만들고 동질감을 느끼게 만들어야, 무형의 선으로 이어진 조직이 탄탄해지고, 구성원이 회사와 함께 성장하려는 목표가 싹트게 될 것이다.

필자는 21세기 HR의 비전으로 인사(人士, 사람의 감성을 관리하는 전문가)가 되자고 하고 싶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 인의예지신의 마인드를 품고 사람의 감성을 관리하여 몰입과 동기부여를 이끌고 사람을 키우는 선비(전문가)가 되는 것. 어떠한 AI도 이런 일을 잘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인사(人士)가 항상 품어야 하는 5가지 덕목을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1. 모든 구성원을 아끼고 배려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사랑, 仁)
2. 입장을 바꾸어도 억울하거나 피해를 보았다고 느끼지 않도록 노력하는 정의로운 마음(정의, 義)
3. 각종 제도안내/상담 등의 접촉면에서 예의를 갖추어 섬세하게 표현하려 노력하는 마음(예절, 禮)
4. 약속한 것은 반드시 최선을 다해 지키려는 마음(성실, 信)
5.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매순간 최적의 균형점을 잡아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마음(지혜, 智)

위의 5가지 덕목은 요즘 조직경영에서 중시되는 ESG경영, 지속 가능 경영의 핵심과도 잘 연결이 되고 있다. 5가지 덕목으로 사람의 감성을 관리하여 조직몰입을 통해 창조력, 통찰력을 발휘하게 하는 노력은 미래사회에서도 HR의 진정한 가치를 많은 이들이 공감해 줄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 이윤석 실장은 SK컴즈, 네오위즈, SK플래닛, (주)FHL게임즈, (주)하우저 등의 IT-온라인 업계에서 조직구축-HR 전문가로 활동했고 현재는 ㈜GS ITM의 인사를 맡고 있다. 이 실장은 인문학을 기반으로 한 역량개발 전문가이자, 여러 IT 및 콘텐츠 기업에서 초기 조직구축을 주도하여 기업을 성공궤도에 올리는 데 기여한 조직구축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윤석 (주)GS ITM 인사실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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