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관리는 성과평가 또는 인사평가라는 용어로, 조직 영역과 개인 영역에서 이루어진다. 기업에서 성과관리가 잘 작동하고 있는지, 성과관리가 기업의 성장에 기여하는지를 점검하는 노력은 항상 필요하다. 이 글에서는 최근 국내외 기업 성과관리 이슈와 트렌드를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 기업의 성과관리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국내 기업의 성과관리 이슈
2017년 7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대기업과 중견기업 직장인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사평가제도에 대한 직장인 인식조사'가 있었다. 이 조사에 의하면, 직장인 75.1%는 "인사평가 제도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직장인들은 대부분 평가 기준의 합리성(36.6%), 평가과정의 투명성(38.6%), 평가결과의 공정성(36.9%) 등 모든 항목에 걸쳐 긍정적인 답변은 40% 미만으로 나타났고, 직장인들은 이같이 응답한 이유에 대해 사내정치에 따른 평가(58.8%), 개인 이미지로 평가(41.2%), 연공서열(35.5%), 온정주의적 평가(27.5%) 순으로 꼽았다.
대한상공회의소 인사평가제도 조사결과를 참고했을 때, 국내 기업의 성과관리 이슈는 1) 평가기준의 낮은 합리성 2) 평가과정의 낮은 투명성 3) 평가결과의 낮은 공정성 4) 수직적인 평가문화 5) 성과평가 결과에 따른 피드백 및 육성 프로그램 미비 6) 평가결과와 인사관리(보상/승진)과 연계 미비 7) 조직과 개인의 성과향상에 대한 성과관리의 낮은 기여도 등 복합적인 이슈들이 함께 내재되어 있다. 이는 국내 기업의 성과관리를 개선하고자 할 경우, 한 두 가지 단편적인 처방이 아니라, 다각적이고 복합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해외 기업의 성과관리 이슈 및 트렌드
해외에서도 국내와 마찬가지로 현행 성과관리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림 1>에 따르면 맥킨지에서는 '현 성과관리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매우 주관적이며, 사기를 저하시킨다. 무엇보다 성과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혹평했다. 다른 기업들도 맥킨지의 비판과 유사하다. 성과관리에 대한 불만을 정리해 보면 '시간이 많이 소모된다, 엄청난 양의 서류작업이 필요하다. 매우 주관적으로 평가한다. 협동심을 저해한다. 혁신을 방해한다. 사기를 저하시킨다. 직원들의 몰입도를 낮춘다' 등이다.
현행 성과관리에 대한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최근 해외기업들은 성과관리를 왜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면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2016년 10월호 HBR의 '성과관리 혁명' 글에서는 현행 성과관리의 가장 큰 문제점은 조직과 개인의 성과를 높이는 방안은 제대로 다뤄지지 않은 채, 직원들의 과거 행동에 대한 책임만을 관리하고 있고, 재정적 보상이나 징계는 과거 성과를 기준으로 연말에 단회적으로 성과리뷰 및 평가 절차가 일어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해외 선진기업들에서는 이러한 비효율을 없애기 위해 앞 다퉈 성과평가 방식을 바꾸고 있는데, 강제적으로 등급을 매기고 차별적으로 보상하는 기존 상대평가를 절대평가로 바꾸는 추세다. 또 코칭 프로그램을 도입해 조직과 직원 개인의 역량을 키우는 데 힘을 쏟고 있다.
GE는 상대평가를 통해 하위 10% 직원들을 해고하던 과거 '잭 웰치식' 방식에서 개인별 절대평가 방식으로 바꿨다. 절대기준에 의해 핵심인재_{Star player}를 구분하고, 나머지 구성원에 대한 서열화는 없앴다. 또한 직원들의 성과를 평가해 차별적으로 보상하거나 불이익을 주겠다는 과거 목표를 직원들의 개별 역량 향상으로 변경하고, 이를 위해 GE는 평가 주기를 연 1회에서 연중 상시로 바꾸고 실시간으로 'PD@GE'라고 불리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직원들끼리 문제점에 대한 보고와 피드백이 가능하게 했다. GE 매니저는 PD@GE를 통해 수시로 부하직원들을 평가하고 해당직원의 일과 관련된 문서나 이미지, 도움이 될 수 있는 자료들을 첨부해 구성원들의 역량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구글에서는 OKR(Objectives and Key Results - 목표와 핵심 결과)이라는 제도를 사용하고 있다. 목표가 무엇인지를 정하되, 그 목표를 달성했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으로 어떤 결과가 지표가 되는지를 함께 정해놓는다. 매년, 그리고 매분기가 시작할 때, 회사의 OKR이 발표되고, 직원들은 회사의 OKR에 맞춰 개인의 OKR를 설정한다. 분기단위의 OKR을 통해 경영의 스피드와 환경변화에 대한 유연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전 직원이 인터넷을 이용해 OKR 공유 미팅에 참여하는 등 오픈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수시로 목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다.
구글의 성과관리 운영 방식은 ▲되도록 자주 ▲동료 평가를 중심으로 ▲매우 공개적으로 이루어진다는 데에 특징이 있다. 개인의 목표와 실적은 해당 부서 동료들에게 공개해 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이고 있다. 구글에서는 연 2회, 절대평가로 등급평가를 하고 있는데, 등급 초안이 나오면 조직 내의 비슷한 일을 하는 팀의 관리자들이 함께 모여서 모든 직원들의 등급 판정을 함께 검토하는 회의_{Calibration session}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공정하고 효율적인 성과평가를 도모하고 직원들에게 의미 있는 피드백을 받을 기회를 제공해 개인의 개발과 성장을 돕는다.

해외 기업의 성과관리 변화 패턴 및 사례를 바탕으로 새로운 성과관리 트렌드를 요약해 보면 1) 연 단위 목표가 아닌, 매우 유동적이고 변화 가능한 목표관리 운영 2) 1년 단위가 아닌, 성과 피드백을 수시로 진행 3) 미래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코칭 실시 4) IT 시스템의 지원을 통한 피드백 및 성과 데이터 축적 등이 있다.

국내기업의 성과관리 개선방향
국내 성과관리 이슈와 해외 선진기업의 성과관리 트렌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부분적인 처방으로 성과관리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오히려 문제점을 확대할 수 있고, 근본적인 부분이 해결되지 못함을 시사한다. 관련해, 필자는 국내 기업의 새로운 성과관리는 성과역량 개발_{Performance development} 측면에서 조직과 개인의 성장에 초점을 두고, 크게 인력_People, 프로세스_Process, IT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성과관리 프로세스 측면에 한정된 개선을 넘어, 인력 측면과 IT 측면에서 각 영역별로 주요한 개선점을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리더, 조직문화, Right people
2016년 3월에 조사 발표된 한국기업의 조직건강도 수준은 글로벌 기업 대비 낮은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대기업의 경우 글로벌 기업대비 중상수준에 위치하고 있지만, 중견기업의 경우 상당수가 글로벌 기업 대비 최하위 25% 수준에 위치하고 있다.
조직 건강도가 낮은 이유로 '비효율적 회의 및 과도한 업무 보고' '잦은 야근' 등이 있으며, 그 기저에는 '리더의 구시대적인 마인드셋' '일방적-권위적  리더십 스타일과  리더십 역량 부족' '주먹 구구식 업무 프로세스' '객관적 평가 및 공정한 성과 보상 기반 미흡' 등의 이유가 깔려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새로운 성과관리에서는 피드백을 통한 역량개발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중요한 순간에 구성원을 코칭하고 방향을 조정해 줄 수 있는 올바른 리더가 중요하다. 하위 조직을 맡고 있는 작은 리더인 '팀장'은 역량을 발휘해 담당조직의 문제점과 개선점을 파악하고, 이를 사업부와 회사에 알려주는 상향식 분석 보고를 해야 한다. 구글에서는 성과관리에서 리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우수 관리자의 차별화 되는 행위 및 특징들을 찾아내기 위해 연차 성과 보고서와 직원들의 팀 성과 점수를 분석, Double-blinded 인터뷰 실시 등을 수행했고, 이를 통해 우수 관리자의 8가지 특성을 찾아냈다. 국내 기업에서는 리더들의 리더십 수준을 진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리더들이 전략적 사고와 실행을 주도하고 직원들을 잘 성과코칭할 수 있도록 리더역량 향상교육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리고 성과관리를 통한 역량개발을 통해 조직 내 적합한 인재가 많이 양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성과관리 관련, 국내 기업의 조직문화 문제점은 피드백 회의에서 잘 나타난다. 국내 기업의 피드백 회의는 문제점에 대한 원인분석 및 해결방안에 대한 토의는 잘 이뤄지지 않는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회의 분위기가 아니다 보니, 문제점을 숨기거나 해결안을 내놓아도 이때만 벗어나기 위한 '보여주기' 형태의 미봉책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성과관리가 효과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팩트에 기반한 피드백과 함께, 피드백 과정에 자유로운 토의가 이뤄지는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갖춰져야 한다. 아울러 성과지향적 조직문화는 자칫 부서이기주의로 흐를 수 있는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어 최고경영자는 협력의 조직문화가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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