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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과잉의 시대, 디지털 이전에 업무 효율화부터
유명한 도시 전설이 있다.
기술 과잉의 시대, 디지털 이전에 업무 효율화부터
제호 : 2020년 01월호, 등록 : 2020-01-08 16:39:18




유명한 도시 전설이 있다. 유럽의 한 박람회에서 나사의 기술자가 러시아 기술자에게 미국의 기술수준을 자랑했다. 심통이 난 러시아 기술자가 짓궂은 질문으로 응수했다. "당신네 미국인들은 우주에서 무엇으로 기록하시오? 무중력 상태에서는 볼펜을 쓰지 못할 텐데." 답을 하지 못한 미국인은 귀국 후에 엄청난 연구비를 받아내 수년간 연구 끝에 무중력 공간에서도 사용가능한 볼펜을 만들어냈다. 의기양양해진 미국인이 러시아인에게 우주펜을 자랑했다. "당신들에겐 이런 펜이 있소? 우리는 지난 수년간 연구 끝에 우주에서 쓸 수 있는 펜을 만들어냈지!" 러시아인이 무심한 얼굴로 대답했다. "그래요? 우리는 연필 쓰는데."

기술 과잉의 시대
우리 주변에 기술과잉이 심하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굳이 로봇을 만들어 시키고, 아날로그 방식으로도 가능한 활동을 디지털 기술로 구현한다. 기술 도입은 대부분 편하고 유용한 변화지만 가끔 불편한 변화를 만들기도 한다. 얼마 전에 필자가 햄버거를 사먹으러 매장에 들어갔다. '키오스크로 주문하세요'라는 안내문을 따라 집에 있는 TV보다도 큰 모니터 앞에 섰다. 몇 번 버튼을 누르는 동안 필자 뒤에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이게 아니다 싶어 음식 하나를 취소했더니 키오스크가 크게 외쳤다. "주문을 취소하셨습니다." 성마른 사람들의 화살 같은 시선이 등에 꽂히는 게 느껴졌다. 이걸 뭐라고 해야 하나? 기술 플렉스?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우리가 이 정도로 하이테크 기업입니다'라고 자랑하는 것 같다. 정작 사용자는 불편한데도 말이다.

기업들이 비용절감 차원에서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비난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혹시라도 컨설턴트의 구슬림에 넘어간 거라면 기업은 부끄러워해야 한다. 컨설턴트들은 종종 멋진 슬라이드 화면 앞에서 현란한 IT용어를 구사하며 기업 담당자의 혼을 빼놓는다. 고객은 큰 돈을 약속하고 프로젝트는 고객사를 기술적으로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에 올려놓는다. 그 수준이 어찌나 높은지 직원들은 새로 도입된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고도 일하는 방법을 찾아내기에 급급해진다. 가끔은 컨설턴트들의 현란한 프레젠테이션에도 흔들리지 않는 고수를 만나기도 한다. 전직 컨설턴트 출신의 기업 내 담당자다. "선수들끼리 만났으니 약은 그만 치시고요. 우리 요구사항대로 시스템을 만들어주세요." 컨설턴트들은 이런 고객을 싫어한다. 정말로 싫어한다. 필자도 그랬다.

현명한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한국야쿠르트는 참으로 신기한 기업이다. 제품을 파는 방식이 구식이어도 이런 구식이 없다. 직원이 전동카트를 타고 고객을 찾아가 물건을 건네준다. 디지털 만능시대에 이게 웬 구석기시대 방식인가.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가? 계산대 없는 무인매장의 인공지능 시스템이 고객의 쇼핑 과정을 관찰하고 비접촉 방식으로 결제까지 하는 세상이다. 그런데 전동카트로 제품을 운반한다니. 그런데 이상하다. 부침이 있다지만 전반적으로 한국야쿠르트는 계속 성장하는 모양새다. 매출도 꾸준히 늘어 1조원을 넘어섰다. 비결이 뭘까?

한국야쿠르트는 경쟁사가 흉내도 못 낼 핵심역량을 가지고 있다. 속칭 '야쿠르트 아줌마'로 불리는 영업사원들이 만들어내는 면대면 유통채널이다. '프레시 매니저Fresh Manager'로 이름을 바꾼 이들은 매일 아침 도심을 누비며 고객을 찾아간다. 누군들 미소 띤 얼굴로 건강식을 배달하는 프레시 매니저를 싫어할 수 있을까? 여혐사회 속에서 잔뜩 움츠러든 1인 가구 여성들도 프레시 매니저에게는 두려움 없이 문을 연다. 그러면서 마음의 문까지 열고, 프레시 매니저가 추천하는 다른 제품도 추가로 구매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간편식 제조업체와 육류업체들이 한국야쿠르트를 찾아가 도움을 청하고 있다. 자신들의 제품을 배달해 달라고 말이다. 한국야쿠르트는 어떻게 유통기한이 짧은 음식을 전국 곳곳에 제시간에 배달할 수 있는 걸까? 그들은 제품 생산부터 배달까지 전 과정을 디지털로 관리하면서도 정작 디지털을 말하지 않는다. 디지털 기술을 어떻게 사용할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게 한국야쿠르트의 성공비결이다.

... 중략 ...

김용성 피플앤비즈니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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