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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주민등록 인구의 20%를 넘어선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고령층의 증가는 풍부한 경험과 숙련도를 갖춘 시니어 인력 확보라는 기회와 생산 가능 인구 감소 및 복지 재정 부담이라는 위기를 동시에 유발한다. 이에 따라 각계각층에서는 법정 정년을 만 65세로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당면 과제 속에서 기업들은 시니어 근로자를 '퇴직 예정자'가 아닌 '지속 가능한 인적 자원'으로 재정의하고, 이들을 리스킬링Reskilling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시니어 근로자 리스킬링의 장벽 AI 발달이 가속화되고 있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DX 시대, 기업은 점차 역할 기반 조직에서 스킬 기반 조직으로 변화할 필요성을 느끼고, 이를 실천에 옮기고 있다. 스킬 기반 조직에서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구성원의 업스킬링Upskilling과 리스킬링Reskilling이 핵심 전략으로 떠오른다. 특히 시니어 근로자는 오랜 근속을 통해 축적한 현장 경험과 직무 전문성이라는 강점을 보유하고 있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환경과 새로운 업무 방식에는 상대적으로 적응이 늦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시니어 근로자의 리스킬링은 단순히 새로운 스킬을 익히는 차원을 넘어 심리적 장벽 해소, 학습 방식의 전환, 역할 재설정까지 포함하는 통합적 접근이 요구된다. 시니어 근로자가 직무 수행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스킬을 갖추도록 돕는 것은 시니어 근로자의 일자리 지속성을 담보하고, 조직 내 다양성과 세대 융합을 이끌어내기 위한 최소 조건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니어 근로자의 리스킬링은 현실적으로 여러 장벽에 직면해 있다. 이들이 오랜 기간 축적해 온 경험과 업무 방식은 때로는 새로운 것을 학습하는 데 장애가 되기도 한다. 이는 폐기 학습Unlearning의 어려움으로 이야기될 수 있는데, 기존 지식과 습관을 버려야만 새로운 기술과 사고방식을 수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도전적이다. 또한 AI와 데이터 기반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지금의 업무 환경에서 일부 시니어 근로자는 신기술 학습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발생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오랜 시간 관리자 역할에 머물며 실제 업무 기술 습득 기회가 부족했던 점 등이 리스킬링의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시니어 근로자 리스킬링을 위한 전략적 접근법 조직에서는 시니어 근로자의 리스킬링을 어떻게 시도해야 할까? 앞서 이야기한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효과적인 리스킬링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시니어 근로자에게 새로운 스킬 학습 기회를 제공하기 이전에 '언스킬링Unskilling' 단계가 필요하다. 기존의 낡은 인식과 지식, 업무 습관을 벗어나는 것은 새로운 스킬을 습득하기 위한 선결 조건이다. 경험이 많은 시니어 근로자는 채운 것이 많은 만큼 비울 것도 많다. 언스킬링은 단순한 폐기 학습을 넘어서는 것으로, 기존의 역할 정체성과 업무 습관을 재구성하는 통합적 학습 전환을 의미한다. 따라서 조직은 단지 '무엇을 새로 가르칠 것인가'를 고민하기 이전에 '무엇을 먼저 내려놓고 재정의해야 하는가'에 주목해야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시니어 근로자가 보유하고 있는 소프트 스킬Soft skills은 리스킬링을 위한 중요한 자산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된 조직 내 갈등 조정 능력, 위기 대응력, 문제 해결 능력 등의 소프트 스킬은 DX 시대에도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조직은 시니어 근로자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새로운 역할과 업무 구조를 마련하고, 이와 연계된 직무 전환 리스킬링 경로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 즉 시니어 근로자의 리스킬링 과정은 언스킬링과 리스킬링의 급격하고 단절적인 변화나 극적인 전환이 아니라, 연속성과 축적성을 기반으로 한 정체성의 재구성 과정이 되어야 한다. 둘째, 시니어 근로자의 리스킬링은 기술적 숙련의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 수용성과 동기의 문제로 귀결될 수 있다. 따라서 시니어 근로자가 학습에 대한 거부감이나 자존감 손상 없이 리스킬링할 수 있도록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조력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시니어 근로자가 스스로 변화의 주체임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학습 동기를 유도하고, 자신의 역할이 축소되거나 '뒤처졌다'는 위기의식보다는 새로운 가능성과 성장의 기회로 리스킬링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조직 차원의 인식 전환과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성공적인 리스킬링 사례를 공유하는 것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즉 시니어 근로자가 자기효능감을 회복하고, 변화에 적응할 수 있다는 심리적 안전감을 느끼는 것이 리스킬링 성공의 열쇠이다. 셋째, 시니어 근로자의 리스킬링은 일시적인 학습이 아닌 개인의 커리어 여정의 연속선상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개인의 직무 경험, 스킬 향상, 역할 변화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경력 설계의 틀로서 러닝 저니Learning Journey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 러닝 저니는 시니어 근로자가 자신의 과거 경험을 재조명하고, 현재 위치를 진단하며, 미래의 직무와 역할을 예측 가능하게 만들 수 있도록 돕는 구조화된 학습 여정이다. 리스킬링은 시니어 근로자가 경험하고 있는 러닝 저니의 일부이며, 조직과 HRD담당자들은 그 여정을 안내하고, 지원하는 든든한 조력자이다. 따라서 조직은 구성원들이 경력 초기부터 장기적인 안목으로 러닝 저니를 설계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인 경력 비전을 제시하고 조력하며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HRD담당자는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 기획자에 머물지 않고, 시니어 근로자의 특성과 학습 곡선을 고려한 맞춤형 러닝 컨설턴트로서의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초고령사회의 도래는 한국 사회 전체에 구조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그 변화는 경험 많고 잠재력 있는 시니어 인력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기회의 문이기도 하다. 나아가 시니어 근로자를 다시 성장하게 하는 리스킬링은 단지 시니어 근로자의 생존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조직의 지속 가능성과 포용성 확보를 위한 전략적 투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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