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g) 다양한 OTT 플랫폼이 등장한 이후, K-콘텐츠는 해외로 뻗어나가 이제는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로 발전, 더욱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좀비, 괴물 등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무언가를 현실로 만들어냄으로써 장르의 한계를 넘어서게 한 '특수분장'이 있다. 7년간 영화 현장에서 특수소품 제작 및 분장을 맡았고, 현재는 자신의 실무 경험을 전수하고자 특수분장 교수로서 재직 중인 최주형 교수를 만났다. 꿈꾸던 길을 걷다 어릴 적부터 SF와 판타지 영화를 접하면서 자란 최주형 교수는 영화에 등장하는 판타지 요소를 어떻게 구현하는 것일까에 대한 궁금증을 오랜 시간 품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특수분장에 대한 정보와 교육 기관이 부족해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마땅치 않았다. 이 때문에 최 교수는 영화 산업에 몸담기 위해 건축학을 전공하고, 영화사의 미술팀에서 근무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현장에서 세상에 없는 존재를 창조하고, 가짜를 진짜처럼 복제하는 특수분장에 대해 알게 됐고, 그 매력에 흥미를 느낀 그는 특수분장사로서 활동하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특수분장에 대한 체계화된 교육 커리큘럼이 없던 때라 시작부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었던 그는 특수분장을 배우기 위해 LA 시네마 메이크업 스쿨로의 유학길을 결정, 2년 동안 영화의 본고장인 할리우드의 특수분장을 배우고 다양한 실습을 거치며 기술을 갈고닦았다. 전문적인 특수분장 기술을 습득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특수분장 전문업체인 테크니컬 아트 스튜디오 CELL에 입사했고, 특수분장사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특수분장은 흔히 연상되는 좀비, 괴물뿐만 아니라 2D 분장으로 구현이 어려운 신체 변형, 안전한 액션 촬영을 위한 특수소품, 배우나 동물을 실제와 같이 만들어내는 더미 등 다양한 소품 제작과 분장 전반에 활용된다. 최 교수 또한 특수분장사로서 활동을 시작한 이후, 다양한 촬영 현장에서 근무하고, 스튜디오 대표, 팀원들과 협업해 다양한 제작물을 만들며 영화의 완성도에 기여했다. "피폭 환자 분장을 하기 위해 핵 시설 세트장에서 어부복을 입고 대기하고 있다가 물에 들어가서 분장 작업을 하는 등 힘든 환경에서 근무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죠. 그래도 팀원들과 함께 영화에 필요한 리얼한 제작물을 만들어낸 후,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 실린 이름을 볼 때면 힘들었던 과정을 한 번에 보상받는 것 같아 다시 힘이 납니다." 7년간 이뤄온 특수분장사로서의 성장 특수분장은 영화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는 데다가 정교한 작업이기에 제작 기간도 오래 걸려 개인이 아닌 팀으로서 모든 인원이 협동해야 한다. 따라서 하나의 작품에 참여하면, 모든 팀원은 시나리오와 촬영에 대한 구상이 담긴 콘티북을 정독하며, 어떤 특수분장이 필요할지 논의해 밑작업을 진행한다. 이후 연출팀과의 상의를 거쳐 특수분장에 대한 방향을 잡고 소품을 제작하거나 현장에서의 분장 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이때 상처나 노역분장을 현장에서 진행하거나, 여러 번 같은 상처를 분장해야 하는 경우에는 사전에 특수재질로 상처 분장을 제작, 피부에 붙여 채색함으로써 실제처럼 구현해내기도 하는 등 촬영마다 구현하는 제작물 및 제작 방식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따라서 모든 팀원들에게 작품과 만들어야 할 특수분장의 방향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요구된다. 제작 분야의 한계가 없는 특수분장의 다양한 작업 중 가장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것은 실제 사람을 똑같이 구현해내는 더미 제작이다. 사람 더미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우선 복제하고자 하는 배우의 얼굴 및 신체를 직접 본떠 석고상을 제작한다. 이후 석고상에 표현하고자 하는 디자인을 유토로 모델링 후 몰드 작업을 거쳐 실리콘을 활용해 배우와 똑같이 생긴 모형을 만들어낸다. 이 모형에 하나하나 색채를 하고, 머리카락, 눈썹 등을 심어 실제 배우와 똑같은 더미를 구현하는데, 하이퍼리얼리즘적인 A급 더미의 경우 팀원들이 3~5개월간의 제작 기간을 거쳐야만 완성할 수 있다. 최주형 교수는 지난 7년간 <마녀> <신과함께> <부산행> 등 유명 영화의 특수분장 팀으로 참여해 다양한 현장 경험을 쌓았다. 특히 좀비가 등장한 조선의 이야기를 담아낸 <킹덤>은 그가 현장팀장으로서 팀원들을 이끌며 특수분장을 진행했던 작품이다. 그는 팀장으로서 특수분장팀 대표를 대신해 영화 제작진과 수많은 논의를 거쳤고, 작품이 실현하고자 하는 결과물을 달성하기 위해 팀원들과 협력함으로써 완성도 높은 분장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일반적인 작품의 경우, 특수분장팀은 분장을 진행하고 현장에서 철수하는 경우가 많은데 <킹덤>은 수많은 좀비가 등장하다 보니 계속 현장을 지키면서 수많은 인원의 분장을 해야 했어요. 그만큼 특수분장의 역할이 중요한 작품의 팀장을 맡게 돼서 더 책임감을 가지고 치열하게 작업했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현장에서 교직으로, 새로운 '목표' 특수분장 기술을 배우기 위해 진학했던 LA 시네마 메이크업 스쿨에서 학업을 마치고, 최주형 교수는 학교에서 잠시 조교로 근무했는데, 이 경험을 통해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이 의미 있음을 실감했다. 이후 특수분장사로 근무하며 실무 경험을 쌓고 실력을 성장시킨 최 교수는 국내 아카데미에서 자신의 특수분장 기술을 전수하며, 교육자로서 경력을 쌓아왔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2021년, 특수분장 교수로서 교직에 섰고, 현재는 정화예술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특수분장에 대한 열의를 가지고 실습하며, 자신의 실력을 키워나가는 보물 같은 학생을 발견할 때 보람을 느낀다는 그는 앞으로도 특수분장 교육에 앞장서겠다는 다짐을 드러냈다. "국내에 특수분장 교육이 부족했고, 저 또한 이로 인한 어려움을 겪었기에 실무에서 직접 배운 기술을 전수함으로써 특수분장을 꿈꾸는 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이러한 마음으로 1등 특수분장사는 못 돼도 교육 쪽에서는 한 획을 긋고자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OTT의 급부상과 함께 K-콘텐츠의 장르가 다양해지는 요즘, 특수분장은 그 어느 때보다 각광받고 있다. 이러한 특수분장 산업의 발전에 대해 최 교수는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 시대인 2000년대, 특수분장의 기반을 마련하고, 이를 선도했던 1세대 특수분장사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앞으로 특수분장 산업이 더 성장하고 나아가기 위해 교육자로서 끊임없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특수분장이 계속해서 더 큰 시장으로 나아갔으면 합니다. 좋은 제자를 배출해서 그 친구들이 실무에서 좋은 역량을 발휘함으로써 특수분장이라는 산업 자체가 끊임없이 발전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교직자로서의 역할을 다하고자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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