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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다양한 기업과 함께 해당 조직의 일하는 방식과 조직의 원칙을 명문화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 우리는 이것을 '컬처덱Culture Deck'이라고 부른다. 컬처덱의 주요 메시지는 최종 의사 결정권자로부터 내려오지만, 조직의 원칙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이것이 현장에서 제대로 쓰일 수 있는지 등 실무적인 부분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인사팀이나 '변화 관리자'라고 불리는 체인지 에이전트Change Agent, 이하 'CA'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경계해야 하는 건 CA의 역할을 조직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포스트맨'이나 '이벤트 기획 TF' 정도로 오해하는 것이다. 이는 CA가 수행해야 할 본질적인 역할이 아니다. CA는 '모범 집단'이자, 조직구성원이 조직의 가치와 연결되기 위한 통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jpg) CA의 핵심 역할 파악 CA의 역할은 크게 다음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실질적인 오퍼레이터Operator 역할 CA는 '모더레이터Moderator'가 되어 팀 간의 소통과 협력을 조정하고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특히 부서 간 협업이 필요할 때 매우 중요한 역할이다. 예를 들어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CA는 다양한 부서가 협력할 수 있도록 조정하고, 각 부서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히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또한 '커뮤니케이터Communicator '로서 조직의 비전과 전략을 명확하게 전달한다. 때로는 다양한 의견을 확인하고 더 본질적인 니즈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역할을 하고, '조사단'이 되어 조직 내 문제를 식별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암묵적인 문제들이나, 미묘한 틀어짐 등을 파악할 때 특히 중요한 역할이다. 더불어 CA는 '아카이버Archiver'로서 변화의 과정을 기록하고 분석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특히 조직이 장기적인 변화를 추구할 때 매우 중요하다.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역할 기업이 조직 내에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관성을 깨뜨리고 새로운 제도의 효과성을 살펴봐야 한다. 이때 CA가 테스트 집단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새로운 제도를 직접 시도해보고 개선 방안을 찾는다. 디테일을 보완하고, 시행 이전과 이후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전사에 보고한다. 긍정적인 사례를 만들어내고, 좀 더 확장된 테스트가 가능하도록 그 시발점을 만드는 것이다. 전도사Evangelist 역할 CA는 조직문화나 가치를 전파하는 역할을 하는데,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구성원들이 조직문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어떤 상징을 만들기도 한다. 이는 기존 구성원 뿐만 아니라, 신입 구성원들에게 더욱 유효한 경우가 많았다. 우리가 가장 쉽게 떠올리는 CA의 역할이 바로 이 영역이다. CA 선별 및 운영 방식 수립 CA의 역할이 결정됐다면, 이제는 선별 및 운영 방식에 대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CA 선별 방식 CA는 다양한 선별 방식을 통해 선정된다. 이 중 '희망자형'은 자발적으로 참여를 원하는 직원들을 선발하는 방식이다. 희망자를 선발할 땐, 우리가 왜 이런 걸 시작하게 됐고, 어떤 것을 기대하고, 무엇을 지켜내고 싶은지에 대한 상호간의 진솔하고 명확한 대화가 필요하다. 보상을 조건으로 한 희망자 모집도 조심해야 한다. 간혹 100% 참석한 CA들에게 만 보상을 지급하는 기업들이 있는데, 이 경우 참석률은 높지만, 조직문화에 관한 관심은 거의 전무하다. '균형형'은 다양한 부서와 역할에서 균형 잡힌 인원을 선발한다. 이는 조직 내에서 다양한 관점과 경험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효과적이다. 다만, 균형형은 보통 CA를 지목해 운영하기 때문에 지목당한 이들을 설득하고 참여를 독려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고성과자 유형'은 높은 성과를 내는 직원들을 중심으로 CA를 선발하는 것이다. 고성과자들은 대부분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인재들인 만큼 CA 활동 퀄리티도 높은 편이다. 하지만 구성원들과의 정서적 당위성을 고려하지 못하면 자칫 엘리트 집단의 잔치처럼 여겨지는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왜 고성과자들이 CA가 됐는지' '그들에게 어떤 것을 기대하는지' '구성원들은 이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프레임 세팅이 제대로 되어야 한다. '리더 집단'을 CA로 선정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으로 조직문화의 변화엔 리더들의 변화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당위성도 충분하다. 그러나 이 경우엔 모든 조직문화적 요소를 리더십 관점으로 해석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구성원들이 지켜야 할 것들을 나열하면서 자신들을 무의식적으로 제외한다거나, 조직의 성과와 리소스, 효율을 더 고려하는 리더의 특성상 정서적인 부분의 갈등을 그저 세대 문제, 개인적 성향, 어쩔 수 없는 것 정도로 단순화시켜버리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신입 집단'을 CA로 선정하기도 한다. 많은 회사에서 진행하는 방식이지만, 필자는 추천하지 않는다. 잘 운영된다면 조직에 대한 새로운 시각, 진솔한 의견 수렴, 온보딩에서의 개선점, 조직문화 이해를 돕기 위한 활동에서 큰 활약을 할 수 있는 집단이지만, '아이디어 한 번 내봐라'는 식의 이벤트성 기획으로 흐르거나, 커피 타임, 멘토-멘티처럼 관계 위주의 액션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신입 직원들은 조직의 목표와 성과, 그간의 문화에 대한 인식이 깊지 않고, 문화적 액션을 수행할 만큼의 권한과 책임도 높지 않기에 주의해서 선별해야 한다. ... 중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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