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이후, 기업이 챙겨야 할 노무 리스크
소위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와 제3조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2026년 3월 10일부터 시행된다.
노란봉투법 이후, 기업이 챙겨야 할 노무 리스크
제호 : 2025년 10월호, 등록 : 2025-09-24 13:5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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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와 제3조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2026년 3월 10일부터 시행된다. 개정된 조문 수는 많지 않지만, 그 영향력은 결코 작지 않다.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등 노동3권 전반에서 새로운 쟁점들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은 지금부터라도 변화의 방향을 이해하고 이에 맞는 대응책을 철저히 마련해야 한다.



노란봉투법으로 노동3권 전반에 나타날 변화
노란봉투법 도입으로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등 노동3권 전반에서 나타날 변화의 방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단결권   낮아진 노조 설립 문턱 
단결권은 노동조합을 결성할 권리를 말한다. 비노조 사업장이나 단일노조 체제의 기업에서 새로운 노동조합이 설립될 경우에 해당한다. 이번 개정에서 주목할 부분은 제2조 제4호, 즉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는 경우'를 명시한 규정이다. 기존에는 가목부터 마목까지 다섯 가지 결격 사유가 있었는데, 이 중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라는 라목이 삭제됐다.

과거에는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순간 노동조합의 결격 사유에 해당해 단결권이 제한됐으나, 앞으로는 이러한 제한이 사라진다. 다시 말해 노조 설립 결격 사유가 줄어들어, 비노조 기업에서도 신규 노조 설립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이는 노조 조직화의 문턱이 낮아졌음을 의미하므로, 기업에서는 기존과 달라진 법적 환경을 반영해 노조 설립 대응 전략을 새롭게 수립해야 한다.


  단체교섭권   '사용자' 개념 확장으로 교섭 구조 복잡화
단체교섭권은 노조가 사용자 또는 사용자 단체를 대상으로 교섭을 요구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 개정노조법에서는 사용자의 개념을 확대해 노조가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대상을 확대했다. 개정 전 노조법과 개정 노조법에서는 사용자를 '사업주,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로 동일하게 규정한다. 다만 개정노조법에서는 '이 경우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 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그 범위에 있어서는 사용자로 본다'는 내용을 추가했고, 이 문구는 '사용자' 범위의 확대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근로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단체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 조합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다면 노조법상 사용자에 해당하므로, 단체교섭의 당사자가 될 수 있다. 

가장 빈번히 발생할 수 있는 사례로는 하도급 관계에서의 하청 근로자들이 원청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다단계 하도급 구조가 일반적인 건설업, IT업, 물류업, 골프장·호텔·마트 등의 서비스업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또한 사내 협력업체를 활용하는 제조업에서도 협력업체 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할 수 있고, 지주회사 체제에서는 자회사나 손자회사의 노조가 지주사에 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 계열사 노조가 모기업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는 것도 가능하다. 결국 사용자 범위의 확대는 원청이나 지주사, 모기업이 비노조 기업이더라도 하청이나 협력업체, 자회사나 계열사에서 노조가 조직되면 교섭을 요구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로 인해 교섭 구조가 한층 더 복잡해질 수 있다. 

게다가 노조가 단체교섭권을 확보하고 행사하려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야 한다. 교섭단위가 '사용자'를 기준으로 하다 보니, 노조가 교섭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교섭단위 분리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교섭창구 단일화와 교섭단위 분리 절차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복잡성이 가중될 수 있다. 그 결과 한 사용자의 교섭단위가 원청 노조, 하청 노조, 자회사 노조, 계열사 노조 등 수많은 노조들로 분리될 수 있다. 이 경우 사용자는 사실상 다수 노조와 개별 교섭을 병행하는 것과 다름없는 다면적 단체교섭을 해야 하며, 이는 교섭에 소요되는 시간, 인력, 비용 등 자원 부담이 대폭 늘어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 다른 리스크는 불법파견 위험이다. 원청이 하청이나 협력업체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두고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그 결과 단체협약까지 체결하게 되면 문제가 커진다. 최근 불법파견은 '업무 지휘'와 '명령 여부'를 핵심 기준으로 판단한다. 만약 협력업체가 자사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사실상 원청이 이를 좌우한다면, 불법파견이나 위장도급에 해당될 수 있으며, 이는 기업에 치명적인 리스크가 된다.


  단체행동권   노동쟁의 범위 확대와 쟁의 리스크 증대
단체행동권과 관련된 변화도 예상된다. 개정 노조법에서는 노동쟁의의 개념을 확대했다. 우리나라 노조법은 조정전치주의를 채택해 노조가 정당한 쟁의행위를 하려면 반드시 조정신청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리고 이 조정신청은 '노동쟁의'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그동안 기존 법에서는 노동쟁의를 이른바 '이익분쟁'으로 한정해 왔지만, 개정 노조법은 이 범위를 '권리분쟁'까지 넓혔다.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하기가 한결 쉬워진 것이다.

무엇보다 개정 노조법은 사용자의 경영권에 속하는 '사업경영상 결정'이더라도,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라면 노동쟁의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이에 따라 경영상 해고, 하도급과 같은 자원 외부화, 해외 공장 건설, 기업 분할과 합병 등 다양한 의사결정과 기업 구조 변동이 단체교섭과 단체협약, 나아가 쟁의행위의 대상이 될 수 있게 됐다.

단체교섭이나 단체협약의 대상이 되는 것과 쟁의행위의 대상이 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특히 노조 파업에 취약한 대기업 2·3차 협력업체들은 원청 노조의 쟁의행위에도 그대로 노출되는 리스크를 안게 됐다.

쟁의권은 본래 단체교섭에서 상대적 약자인 노동조합이 사용자를 압박할 수 있는 일종의 지렛대로, 노사 간 힘의 균형을 통해 공정한 교섭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다. 그러나 쟁의권이 남용될 경우 균형은 쉽게 무너지게 된다. 회사가 노조 요구에 끌려가거나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며, 불공정 교섭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노동쟁의의 확대는 사용자에게 쟁의권과 같은 노조의 단체행동에 맞설 수 있는 대응 체계와 매뉴얼, 즉 비상 계획Contingency Plan 마련의 필요성을 크게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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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우 노무법인 인재경영컨설팅 대표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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