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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최근 3년 차 직장인이면서 Z세대인 딸에게 리더로부터 업무 지시를 받았을 때 가장 좋았던 기억을 물었다. 딸은 리더가 단순히 업무를 지시하는 게 아니라 그 업무의 목적과 취지를 충분히 설명해 줄 때 업무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그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게 돼 업무에 더 몰입하게 됐다고 대답했다.
반대로 안 좋았던 기억에 대한 질문에는 수행 과정에서 한참 시행착오를 하는 모습을 뻔히 보고서는 나중에서야 리더 본인은 그렇게 될 줄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하는지 보려고 일부러 두고 봤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가 제일 당혹스럽고 화가 나더란다. 어떻게 하면 업무를 완벽하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중간에는 일언반구도 없다가 일의 진행이 삐걱거리고 나서야 그런 얘기를 듣자니 힘도 빠지고, 팀 전체로 봤을 때도 시간 낭비, 인력 낭비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푸념이었다. 그 얘기를 듣는 순간 필자는 뜨끔했는데, 딸이 이야기한 리더의 방식은 필자가 주니어 시절 선배들로부터 업무를 전수 받던 흔한 방식 중 하나였고, 필자 역시 사용해 본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요즘 세대 구성원들에게 맞는 접근방식은 무엇일까 다시 한 번 고민해보는 계기가 됐다. .jpg) 일을 잘 맡기는 방법 리더가 부하직원에게 일을 맡기는 것은 단순히 업무를 분배하는 것을 넘어서, 팀의 성과를 극대화하고 각 구성원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리더십 스킬이다. MZ세대 구성원들은 이전 세대와는 다른 가치관과 기대를 가지고 있으므로, 업무 지시의 방법도 그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 이와 관련해 몇 가지 유념할 점들을 짚어 보고자 한다. 명확하고 구체적인 지시 모호한 지시나 그냥 잘 해보라는 애매한 표현보다는,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업무의 목적과 기대하는 결과, 달성기한 등을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A 프로젝트에 대한 보고서를 잘 작성해 보세요"라고 말하기보다는 "프로젝트의 성과를 분석한 보고서를 작성하되, 특히 전 분기와 비교해 어떤 부분에서 성과가 있었는지 비교 분석해 주세요"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결과물에 대한 기대치도 분명하게 전달해야 한다. 결과물의 형태, 완성도, 제출 기한 등을 구체적으로 설정해 오해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우리가 목표설정의 기법으로 자주 접하는 SMARTStretched, Measurable, Approachable, Realistic, Time-bound원칙과도 일맥상통한다. 필자의 경우를 돌아보면 업무 지시를 모호하고 불분명하게 했던 때에는 필자 스스로 그 업무의 본질과 핵심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채로 지시한 경우도 있었던 것 같아 후회가 된다. 자율성 존중과 책임의 조화 일을 맡길 때는 구성원 스스로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자율성과 권한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맡은 업무나 프로젝트에 대해 그 진행방식을 직접 정하게 하거나 새로운 방법을 시도할 수 있는 자율과 권한을 주게 되면 구성원들에게는 더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이때는 큰 방향만 명확히 지시하고, 세세한 과정에 대해서는 구성원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자율성을 부여하되, 그에 따른 책임과 역할을 명확히 인지하도록 하고 결과에 따라 책임을 지도록 함으로써 구성원의 창의력을 높이고, 성취감과 책임의식을 배가시킬 수 있다. 지속적인 피드백 제공과 코칭 업무 진행과정 중 적재적소에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데, 긍정적인 피드백으로 구성원의 동기부여를 높이고, 건설적인 피드백으로 개선할 점을 명확히 제시한다. 업무수행 과정에 수시로 개입하기보다는 정기적인 피드백과 소통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피드백은 필요할 때 가장 빨리, 정확하고 솔직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한데, 단순히 결과만 가지고 얘기할 것이 아니라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나 어려움에 대해 논의하고 해결 방법을 함께 모색하는 양방향 소통이 되어야 한다. 업무수행 중 구성원들이 경험한 내용과 힘들었던 점을 경청하고 "이 부분은 이런 식으로 개선하면 더 좋을 것 같으니, 이런 방법도 한 번 시도해 보면 어떨까요"라고 구체적인 조언을 제공하는 것이 좋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추천한다. 피드백과 코칭을 위한 의사소통에서 전통적인 대면 미팅을 통한 구두 전달에만 집중하지 말고, 메신저, 이메일, 프로젝트 관리 툴 등 디지털 도구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것을 권하고 싶다. 업무 배분과 팀워크 유지 리더는 전체적인 업무 흐름과 전략적 목표를 항상 염두에 두고 업무를 배분해야 한다. 각 업무가 팀의 목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설명해 줌으로써 팀원들이 자신의 일이 조직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큰 그림을 이해하도록 도와야 한다. 팀 내 협업이 필요한 업무를 맡기는 경우 팀원들이 적극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팀워크를 촉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 부분은 B님과 협력해서 진행하는 게 어떨까요? 서로의 강점을 살려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봅시다"라고 팁을 줄 수 있다. 적절한 업무 배분과 협업 문화의 조성은 팀원 개개인이 역량을 발휘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팀 전체의 경쟁력과 성과를 높일 수 있다. 인정과 동기부여 요인 파악 업무가 성공적으로 완료된 후에 그간의 노력을 인정하고 격려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이번 프로젝트를 잘해준 덕분에 성과가 좋았습니다"와 같은 리더의 피드백이 구성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다음 업무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성과에 대한 인정Recognition 방법도 천편일률적인 접근보다는 그 직원의 성향에 맞는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다수 앞에서 칭찬받을 때 인정을 받는다고 느끼는 구성원은 팀 미팅이나 타운홀 미팅 등 공식적인 자리에서 칭찬하고, 개인적인 감성 터치가 더 큰 동기부여가 되는 구성원에 대해서는 감사와 격려의 내용을 손 편지에 담아 전달하는 방법이 더 효과적이다. 결국 인정의 방식 역시도 주는 사람이 아닌 받는 대상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MZ세대는 단순한 금전적 보상보다 의미 있는 일이나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일에 더 큰 동기를 느낀다. 업무 지시를 할 때에도 이런 점을 고려해 목표의 의미와 가치를 강조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또한 개인의 성장과 발전은 매우 중요하므로 새 업무가 개인의 역량개발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충분히 강조해 학습과 성장이 가능한 기회로 인식되도록 하면 더욱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일과 삶의 균형Work Life Balance도 매우 중요하다. 과도한 야근이나 비현실적인 업무량은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므로 업무를 지시할 때 이 부분을 배려하는 것도 필요하다. "내가 팀원이었을 때는 밤샘하면서 일했다"는 등의 '라떼' 멘트는 삼가야 한다. 결국은 신뢰에서 출발 리더가 팀원에게 신뢰를 보여줄 때 팀원도 더 큰 책임감과 주인의식을 가지고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업무를 맡긴 후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과도한 간섭보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팀원 개개인이 자신이 지닌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지켜봐야 한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다케다제약에서는 리더와 팀원과의 면담을 'Quality Conversation'이라고 부른다. 'Quality Conversation'의 주제와 범위는 구성원 개개인의 연간목표 설정, 실행 및 평가 등의 성과관리 과정Performance Management Cycle, 개인개발 계획Individual Development plan, 경력개발Career Development 등에 그치지 않고, 웰빙Well-being과 워라밸Work life balance, 몰입도Engagement, 소속감Belonging 등 조직생활 전반에 대한 내용이 포함된다. 개인적으로 재미있다고 느꼈던 부분은 제도의 명칭이 'Quality Conversation'이다 보니 리더나 팀원 모두 그 시간을 양질Quality의 대화Conversation로 채워야 한다는 부담이 느껴지더라는 것이다. 다케다제약에서 연중 지속적으로 행하는 'Continuous Quality Conversation'을 통해 얻고자 하는 첫 번째 목표는 리더와 팀원 간의 신뢰 형성Building Trust이다. 이는 신뢰감을 바탕으로 모든 조직구성원으로 하여금 각자의 성과를 위한 노력과 목표 달성이 곧 개인의 성장과 팀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강한 신념을 갖도록 할 때, 그 팀원은 비로소 리더를 믿고 최선을 다해 최고의 성과를 창출한다는 의미이다. 이때 리더가 발휘해야 하는 기술이야말로 단편적인 업무 지시가 아니라, 신뢰를 기반으로 팀원 스스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로 성취의 경험을 축적해 성공적인 커리어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Influencing others 최고의 리더십 행동Leadership behaviors이라 할 수 있다. * 이동훈 총괄은 경희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경영대학원에서 수학했다. 30년 간의 주한 외국계 기업경력 중, 앞의 20년은 씨티은행,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 금융권에서, 그리고 최근 10년간은 사노피제약, 다케다제약 등 제약회사에서 근무해 오고 있다. 현재는 한국다케다제약에서 수평적 조직문화와 탁월한 직원경험Exceptional People Experience을 조성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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