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전환하는 HR 패러다임 ③ 피플 애널리틱스와 퇴직 관리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면서부터 인재들의 입퇴사가 빈번해지고 있다.
AI로 전환하는 HR 패러다임 ③ 피플 애널리틱스와 퇴직 관리
제호 : 2022년 08월호, 등록 : 2022-07-26 09:25:06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면서부터 인재들의 입퇴사가 빈번해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Z세대의 약 25%가 향후 6개월 이내에 직장을 그만두길 희망하거나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구성원들의 이직을 100% 막는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조직의 신진대사를 위해서는 적정 수준의 퇴직률이 필요할 수 있다.

그렇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사람을 뽑아 일을 가르치고, 이제 일을 시킬만할 때 나가는 경우 비용 측면이나 경쟁우위 유지 측면에서 상당한 손실이 발생한다. 특히 창의적이고, 근본적으로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고 실행함으로써 'Next Big Thing' 창출에 중요한 역할을 할 인재의 이탈은 미래 기업 성과에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조직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A Player'의 퇴직을 관리하는 것은 필수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퇴직관리
기업들은 인재의 높은 퇴직률이 기업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고 이를 관리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퇴직을 관리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회사가 퇴직 원인을 파악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는 이직 의사를 표현한 구성원들과의 퇴직 면담이다. 구성원들이 회사를 떠나는 이유를 면담을 통해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활용해 향후 핵심인재 유지에 악영향을 미치는 조직 문제의 개선 기회로 삼는 것이다. 다른 방법은 설문 조사를 통해 퇴직 의향이 있는지, 있다면 퇴직하려는 이유는 무엇인지 물어보는 것이다. 그리고 이 조사 결과를 나중에 실제 퇴직하는 사람들의 의견과 비교해 퇴직 원인을 예측할 수 있다. 물론 면담이나 설문조사에서 퇴직하는 이유를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기업은 이러한 노력을 통해 사람들이 왜 떠나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확보한 데이터로는 누가 퇴사를 고려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하지 못한다. 또한 퇴직 면담이 진행되는 시점에서는 퇴직 의사를 되돌리기 쉽지 않다.

그런데 최근 빅 데이터에 기반한 인공지능을 활용해 구성원들이 언제 퇴직할 위험이 있는지를 보다 정교하게 예측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다. 홀텀과 알렌은 미국 내 다양한 조직과 산업에 걸쳐 일하고 있는 50만 명 이상의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CEO 교체, M&A, 새로운 일자리 제안 등과 같이 계속 조직에 머물러야 하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이직 충격Turnover Shocks 요소, 그리고 재직 기간, 전공, 성별, 근무지 등 직장과 개인의 연계 정도를 보는 직무 착근도Job Embeddedness 요소 등 이직률 관련 지표를 확보, 인공지능을 활용해 분석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에 대한 수용성이 높은 집단, 이직 가능성이 있는 집단, 이직 가능성이 낮은 집단, 이직 가능성이 매우 낮은 집단으로 구분했다. 그리고 추가 분석을 통해 이직 가능성이 가장 낮은 그룹에 속한 구성원들에 비해 가장 높은 그룹에 속한 구성원들은 이직 가능성이 63% 높고, 이직 가능성이 있는 그룹에 속한 구성원들은 40% 정도 높은 것을 발견했다. 이처럼 이직과 관련된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조직을 떠날 가능성이 높은 직원을 식별하면 사전에 대응이 가능해진다.


알고리즘랩스의 퇴직 고위험군 예측 모델 
알고리즘랩스는 국내 대기업을 대상으로 다수의 퇴직 고위험군 예측 모델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프로젝트는 이탈 고위험군 인재 및 이탈 원인을 파악, 선제적 케어를 통해 인재 이탈을 방지할 목적으로 추진됐다.

퇴직예측 모델 구축을 위해 우선 수행 직무, 재직 연수, 최종 역할 수행 기간, 채용 유형, 교육 수료 시간, 평가 등급, 출퇴근 거리, 야근 빈도, 전공, 현 직무 만족도 등 구성원 퇴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관련된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러한 요소가 퇴직에 영향을 미치는 패턴은 매우 복잡하고 복합적이기 때문에 인공지능을 활용해 관련 요소들이 퇴직에 영향을 미치는 패턴을 분석해 퇴직 예측 인공지능 모델을 구축했다.

모델이 구축되면 모델이 '예스Yes'라고 했을 때 그 예스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를 판단하는 정밀도Precision, 전체 퇴직하는 사람들 중에서 모델이 맞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를 판단하는 재현도Recall 등을 분석해 모델의 효용성을 판단했다. 정밀도가 1이면 모델이 퇴직한다고 예측한 사람은 반드시 퇴직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재현도가 0.9라면 전체 퇴직자의 90%를 예측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기업은 퇴직자 예측 모델을 활용해 퇴직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 구성원 및 조직 특성에 따른 퇴직 고위험군과 왜 그들이 퇴직하는지에 대한 원인을 인식하게 됐다. 그리고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현재와 미래 고용 브랜드를 유지하고 구성원들의 퇴사율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 즉 퇴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참고해 인사제도를 수립하고 조직문화 활동으로 이를 보완한 것이다. 감에 의한 관리가 아니라 대상과 관련 이슈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핵심 구성원들의 장기근속을 이끌 수 있는 방안 실행이 가능해졌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예측을 통한 사전 대응
크레디트 스위스Credit Suisse는 스위스에 본사를 두고 전 세계 고객들에게 포괄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도적 금융기관이다. 금융업의 성과는 특히 구성원들의 역량에 크게 의존한다. 따라서 크레디트 스위스 역시 직원 이직률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회사 자체 평가에 의하면 구성원 이직에 따른 대체 비용이 경력에 따라 크게는 40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회사 입장에서 보면 상당한 손실일 수밖에 없다.

회사는 이직률을 줄이기 위해 어떤 직원들이 회사를 떠날 가능성이 가장 높고 언제 떠날지 예측하고자 했다. 회사 분석팀은 성과 등급, 직무별 재직 기간, 팀 규모 등 이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40개 이상의 변수를 활용해 누가 회사를 떠났는지, 왜 떠났는지에 대한 구체 상황을 심층 분석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회사는 이직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10개 내외의 지표를 바탕으로 다음 해에 조직을 떠날 가능성이 높은 구성원들과 떠나려는 이유를 상당히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분석 결과 나타난 구성원 이직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 요소의 해결책을 구성원들이 실제로 이직하기 전에 모색할 수 있었다.

회사는 이직의 위험 요소를 줄이고 직원을 더 잘 유지하기 위해 분석 정보를 익명으로 관리자들에게 제공했다. 또한 주요 부서의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높은 이직 위험을 가진 구성원들의 이탈을 방지할 수 있는 효과적 관리 방안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 분석팀이 특히 중요하다고 판단한 이슈 중 하나는 이직 의사를 밝힌 후에는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실제 이직 의향을 밝힌 후 회사가 역 제안을 제시해 이탈을 방지하더라도, 해당 구성원의 50%가 1년 이내에 회사를 떠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HR담당자는 떠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는 구성원들에게 조직 내에서 그들의 역량을 보다 잘 발휘해 성장할 수 있는 직무 기회를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사전 개입을 통해 회사는 매년 수백 명의 구성원들을 전환 배치함으로써 구성원들의 이탈을 방지하고 있는 것이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이러한 노력을 통해 재고용과 교육에 들어갈 1억 달러 내외의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존슨앤존슨의 채용 방식 변화
존슨앤존슨Johnson & Johnson은 다양한 헬스케어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미국의 다국적 기업이다. 존슨앤존슨은 구성원들의 퇴직률을 낮추고 이를 통해 조직과 구성원들의 성과를 높이고자 했다. 과거 채용담당자들은 해당 업종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지원자들이 회사에 남을 가능성이 높고 회사 성과 제고에 기여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가정했다. 따라서 신입사원의 채용 비율을 10% 정도 낮추고 경력사원 위주의 채용을 강화했다.

이러한 가정이 실제로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존슨앤존슨의 인력분석팀은 직원 47,000명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해 근무 경력과 이직률, 성과 사이의 연관성을 테스트했다. 분석 결과 대학 졸업 후 바로 채용된 구성원들이 경력사원보다 상당히 오랜 기간 조직에 남아 있고, 두 그룹 간 회사 성과에 대한 기여도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한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을 활용해 이직률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러한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존슨앤존슨은 신입사원 채용을 20% 늘렸으며, 이를 통해 실적을 유지하면서 이직률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었다. 


Win-Win의 관계 형성
인재관리는 단순히 최고의 인재를 고용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육성, 배치, 보상 등을 통해 그들이 오랜 기간 조직 성과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확보 못지않게 퇴직관리 또한 중요하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퇴직 예측은 기업과 구성원 모두에게 Win-Win이 될 수 있다. 기업은 누가 퇴사할 위험이 있는지와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대응함으로써 구성원 퇴직에 따른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 기업들이 구성원 유지를 위해 더 나은 보상, 직장 문화, 경력 향상과 같은 조치를 실행한다면 구성원들의 만족도 역시 높아질 것이다. 

데이터 중심의 퇴직관리를 위해 기업은 퇴직 위험과 관련된 올바른 지표가 무엇인지 주의 깊게 파악하고 이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 물론 개인의 프라이버시 관련 정보가 침해를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구성원들과 대화하는 법이나, 바람직한 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에 관한 교육도 실시해야 한다. 잘못된 면담과 대응은 오히려 구성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켜 퇴직 의지만을 굳건하게 할 수 있다. 또한 퇴직을 막을 수 없는 경우를 고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구성원 파악 등 대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손진호 알고리즘랩스 대표, 김범열 LG경제연구원 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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