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 올해 최대 화두는 인건비 개선
최근 국내 주요 대기업에서는 인건비 규모가 커져도 고용은 크게 늘지 않는 이른바 '고高임금 저低고용'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T기업 올해 최대 화두는 인건비 개선
제호 : 2022년 06월호, 등록 : 2022-05-25 14:46:30




최근 국내 주요 대기업에서는 인건비 규모가 커져도 고용은 크게 늘지 않는 이른바 '고임금 저고용'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최근 1년 새 임직원 인건비가 13% 가까이 상승했지만, 고용은 겨우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또 카카오를 비롯한 주요 IT기업들의 경우 매출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져, 이에 대한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경쟁력이 다소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인건비 증가와 고용 증가, 더 이상 비례하지 않아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의 조사 결과, 국내 주요 12개 업종별 매출 상위 TOP 10에 포함된 국내 120곳 대기업의 지난해 전체 임직원 숫자는 77만 662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77만 9365명보다 2700명 이상 적지만, 2020년 77만 5310명과 비교하면 1300명 넘게 많아진 인원이다. 지난해 고용증가율은 전년 대비 0.2% 소폭 상승에 그쳤다. 

더디게 성장한 고용증가율과 달리 임직원에게 지급한 인건비 증가 속도는 매서웠다. 120개 대기업에서 2019년 지급한 임직원 총 인건비는 64조 3282억 원에서 2020년 66조 2873억 원으로 3% 가량 증가했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총 인건비가 74조 772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8%나 껑충 뛰었다. 조사 대상 120개 대기업의 인건비는 최근 1년 새 8조 4847억 원 이상 늘었다. 이는 산술적으로 연봉 1억 원을 8만 명 이상에게 지급할 수 있는 수준의 인건비 규모다. 

1년 새 인건비가 8조 원 넘게 많아졌지만, 실제 고용 일자리는 1400명도 늘지 않았다. 이를 달리 해석해보면 인건비 증가가 반드시 고용 창출로 이어진다는 대기업의 '인건비 증가 = 고용 증가' 공식이 점점 무색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고용을 많이 하던 제조사들이 상당수 자동화로 전환하면서 예전보다 고용 인력 증가세가 높지 않은 것의 영향이 컸다.



이번 조사 대상 120개 대기업 중 2020년 대비 2021년에 임직원 인건비 규모가 증가한 곳은 99곳이나 됐다. 고용을 한 명이라도 늘린 기업은 120곳 중 64곳으로 파악됐다. 반면 같은 기간 120개사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42곳은 고용이 줄었는데도 인건비만 되레 증가했다.

최근 1년 새 임직원 인건비 금액을 가장 많이 늘린 곳은 삼성전자였는데, 임직원 급여 총액이 13조 1676억 원(2020년)에서 15조 8450억 원(2021년)으로 높아졌다. 2조 6773억 원(20.3%)이나 되는 급여 총액을 1년 새 늘린 것이다. SK하이닉스와 현대자동차의 인건비도 최근 1년 새 5000억 원 넘게 많아졌다. 


인건비 늘리니 직원 연봉도 덩달아 껑충…주요 대기업 직원 연봉 12% 증가  
인건비는 큰 폭으로 늘린 반면 고용은 소폭 수준으로 상승하다 보니 임직원 개인에게 지급되는 급여 수준은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이번 조사 대상 120개 회사 임직원의 2019년 당시 평균 연봉은 8253만 원이었다. 2020년에는 8549만 원으로 이전해보다 3.6% 상향됐다. 2019년과 2020년에 8000만 원대 수준이던 연봉은 작년에는 9628만 원으로 9000만 원대에 진입했다. 주요 대기업의 임직원 1인당 평균 연간 급여가 12.6% 가량 오른 것이다. 금액으로 치면 임직원 1인당 평균 1078만 원 정도씩 지갑이 두둑해졌다. 

작년 기준 임원 평균 보수가 5억 원을 상회한 곳은 120곳 중 12곳으로 전년도보다 2곳 늘었다. 이 중에서도 메리츠증권에서 급여를 받은 미등기임원은 1인당 연간 평균 급여가 11억 1192만 원으로 조사 대상 업체 중 유일하게 10억 원을 상회해, 전년도 9억 4619만 원보다 2억 원 넘게 임원 급여가 높아졌다. 

이어 삼성전자(7억 9000만 원), 이마트(7억 700만 원), CJ제일제당(6억 4570만 원), 엔씨소프트(6억 3261만 원), SK하이닉스(6억 1477만 원), LG생활건강(5억 4265만 원), SK텔레콤(5억 2951만 원), 현대자동차(5억 2877만 원), LG유플러스(5억 2200만 원) 순으로 임원 급여 TOP 10에 포함됐다. 

임원을 제외한 부장급 이하 일반 직원 연간 급여 1억 클럽에 포함된 곳은 작년 기준 19곳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 7곳, 2020년 8곳과 비교하면 10곳 이상 늘어난 숫자다. 일반 직원 기준 평균 연봉 TOP 5에는 메리츠증권(1억 7912만 원), 카카오(1억 7171만 원), SK텔레콤(1억 5579만 원), NH투자증권(1억 5324억 원), 삼성전자(1억 3923만 원)가 이름을 올렸다.
 

2020년 대비 2021년에 일반 직원의 평균 연간 급여가 억대 클럽에 새로 입성한 곳도 11곳이나 됐다. 여기에는 삼성화재(20년 9684만 원 → 21년 1억 2423만 원), 삼성SDS(9753만 원 → 1억 1710만 원), 네이버(9494만 원 → 1억 1278만 원), SK하이닉스(9066만 원 → 1억 1252만 원), 삼성전기(8645만 원 → 1억 881만 원), 삼성물산(9512만 원 → 1억 740만 원), 포스코홀딩스(9606만 원 → 1억 721만 원), 금호석유화학(9483만 원 → 1억 435만 원), HMM(6143만 원 → 1억 329만 원), 롯데케미칼(8571만 원 → 1억 271만 원), 기아(9054만 원 → 1억 21만 원) 등이 포함됐다.

각 업종을 대표하는 매출 상위 TOP 10 기업 중 지난해 임원 평균 보수가 가장 높은 곳은 전자 업종이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등이 포함된 전자 업종 대기업의 미등기임원 1인당 급여액은 6억 6670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어 증권, 보험, 은행 업체 등이 포함된 금융 업종이 4억 1380억 원으로 높았다. 이외 정보통신(4억 1280만 원), 무역상사(3억 8084만 원), 석유화학(3억 4009만 원), 철강(3억 857만 원), 건설(2억 7447만 원), 자동차(2억 6838만 원), 식품(2억 5857만 원), 제약(2억 3294만 원), 운수(2억 181만원) 순으로 임원 평균 연봉이 높았다. 

부장급 이하 일반 직원의 평균 보수 1위 역시 전자 업종으로, 이 업종에서 재직하는 대기업 직원은 작년 기준 평균 1억 1521만 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1억 1404만 원)과 정보통신(1억 609만 원) 업종도 연봉 1억 클럽에 포함됐다. 연봉 7000~8000만 원대 그룹에는 철강(8514만 원), 석유화학(8484만 원), 자동차(8297만 원), 기계(7579만 원), 건설(7145만 원), 제약(7023만 원) 등이 속했다. 반면 운수(6994만 원), 무역상사(6894만 원), 식품(5463만 원) 등은 타업종 대비 일반 직원 연봉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IT기업,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 최근 1년 새 7%p 증가
국내 IT 업종에 있는 기업들의 경우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상위 TOP 10에 포함된 IT기업들의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인건비율)은 작년 기준 11%대 수준으로 3%대를 유지한 유통·상사 관련 업종과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국내 대표 IT업체 카카오는 1년 새 인건비율이 7%p 이상 높아져 인건비 부담이 눈에 띄게 커졌다. 또 조사 대상 110개 대기업 중에서는 코로나 여파 등으로 인해 중저가 항공사인 제주항공과 진에어의 작년 인건비율은 40% 내외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주요 110개 대기업(금융업 제외)의 인건비율은 2019년 7.5% → 2020년 7.6% → 2021년 7.2% 순으로 나타났다. 2020년 대비 2021년 기준 인건비율은 0.4%p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 현상의 원인은 최근 1년 새 인건비 규모가 14.1% 정도 오를 때 매출 덩치는 20.8%나 성장했기 때문이다. 2020년 대비 2021년에 인건비 규모는 60조 원대에서 69조 원대로 좋아졌는데 매출은 800조 원대에서 977조 원대로 더 크게 상승하면서 전체적으로 인건비율이 내림세로 돌아선 것이다.

조사 대상 110개 기업 중 1년 새 인건비율이 1%p 이상 증가한 곳은 110곳 중 12곳으로 집계됐다. 여기에는 국내 IT 대표 업체 카카오가 가장 먼저 이름을 올렸다. 이 회사의 2019년과 2020년 인건비율은 각각 14.6%, 16.4%였다. 그러던 것이 작년에는 24.3%로 20%대를 훌쩍 넘겼다. 1년 새 인건비율이 7.9%p나 높아져 이번 조사 대상 대기업 중에서는 인건비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이는 카카오가 2017~2020년 5년간 20% 미만 수준의 인건비율을 유지해왔던 것에 비하면 눈에 띄게 부담이 가중된 모습이다. 

카카오와 함께 IT 업종에 있는 업체 중에는 엔씨소프트 3.1%p(20년 19.9% → 21년 23%), 삼성SDS 2.7%p(26.9% → 29.6%), 네이버 1.8%p(9.3% → 11.1%), SK텔레콤 1.5%p(5.7% → 7.2%), 현대오토에버 1.3%p(15% → 16.3%) 순으로 최근 1년 새 1%p 넘게 인건비율이 오른 12곳 중 절반이나 차지했다. 그만큼 작년 한 해 IT업체들의 인건비로 인한 경영 고민이 깊어졌다는 의미가 강하다. 


제주항공, 진에어 등 중저가 항공사 인건비율 높아
조사 대상 주요 대기업 중 작년 한 해 매출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15%를 넘어선 곳은 10곳이었다. 인건비율 상위 1~2위는 모두 중저가 항공사였는데, 제주항공은 작년 한 해 인건비율만 41.2%에 달했다. 매출이 100원이라고 하면 이 중 41원 정도가 임직원 인건비로 쓰였다는 얘기다. 전년도 37.2%와 비교하더라도 4%나 수치가 높아졌다. 진에어도  37.8%로 40%에 육박했다. 

주요 업종별로 살펴보면 주요 11개 업종 중 작년 기준 IT기업의 인건비율이 11.8%로 가장 높았는데, 2019년(10.2%), 2020년(10.4%)보다 비중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어 자동차(9%), 식품(8.8%), 기계(8.7%), 전자(8.4%), 건설(5.7%) 순으로 인건비율이 5%를 넘었다. 이와 달리 유통·상사 업종은 3.6%로 가장 낮아, 매출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적었다. 이외 석유화학(4.7%), 운송(4.4%) 업종도 작년 인건비율이 5% 미만 수준을 보였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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