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춘 100대 기업들은 최근 2년간 평균 6차례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AI가 확산되면서 IT 기업을 중심으로 조직개편 주기는 더욱 짧아지고 있다. 문제는 조직이 바뀐 조직도에 아직 적응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가장 큰 온도차는 이해관계자들의 생각과 감정에서 나타난다. 새로운 조직도가 공지되고 발령이 완료되는 순간, 경영진은 조직개편이 끝났다고 판단하며 다시 속도를 올릴 준비를 한다. 그러나 현장의 온도는 여전히 차갑다. 역할은 바뀌었지만 기대치는 정리되지 않았고, 새로운 구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피로감과 불신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때 HR이 '사람 관리'를 어떻게 설계했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HR이 자신을 '사후 처리자'로 인식하고 수동적으로 대응한다면, 겉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여도 내부에는 보이지 않는 균열이 쌓인다. 균열이 방치될수록 협업 비용은 증가하고, 의사결정은 느려지며, 핵심인재의 이탈 신호가 커진다. 반대로 HR이 자신을 '회복탄력성 설계자'로 인식한다면, 조직개편 이후 발생할 문제를 유형화하고 회복을 위한 개입 지점을 설계함으로써, 변화 대응력을 높이고 더 건강한 일터를 만들 수 있다. 조직개편 이후 늘어나는 보이지 않는 비용 조직개편 직후 많은 조직이 맞닥뜨리는 첫 번째 현상은 생산성 저하다. 업무 흐름이 바뀌고 커뮤니케이션 라인이 재설정되며, 의사결정 권한이 재조정되는 과정에서 '생산성 딥Production Dip'이 발생한다. 이때 심리적·관계적 비용은 무엇보다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조직도를 바꾼다고 구성원들의 행동과 마음이 즉시 정렬되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변화 앞에서 '이곳에서 내가 안전한가' '내 역할이 무엇인가' '누가 최종 결정권자인가'에 대해 먼저 확인하려 한다.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이 없으면 구성원들은 학습모드가 아니라 생존모드로 전환한다. 구성원들이 생존모드나 패닉존에 들어가면 <표 1>과 같은 다양한 후유증이 나타난다. 즉 개편 직후 조직이 겪는 진짜 손실은 '관계적 신뢰의 흔들림'과 '역할과 의미의 붕괴'에서 시작된다. 더욱이 권력거리가 멀고, 권한과 책임이 위계적으로 나뉘어진 수직적 관계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더욱 심화된다. 후유증은 개인의 성향이나 태도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 설계의 한계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문제 해결을 위한 처방도 개인에게 맞추는 것이 아니라, 구조 설계를 재검토하고 조정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심리적·사회적 자원 늘리기 조직개편은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것과 비슷하다. 벽을 허물고 구조를 바꾸면 겉으로는 공사가 끝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혼란이 시작된다. 어디서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 누구와 어떻게 협업해야 하는지 모두 다시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크랜필드대학교의 안드레이 파블로프Andrey Pavlov 교수와 워릭대학교의 피에트로 미켈리Pietro Micheli 교수는 이러한 상황을 복잡계 이론으로 설명한다. 조직을 통제하려고 할수록 문제가 커지므로, 대신 구성원들이 스스로 적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 환경을 구성하는 핵심 재료가 바로 구성원이 일을 해낼 수 있게 돕는 직무자원이다. 예를 들어 명확한 방향, 상사의 격려, 동료와의 신뢰, 적절한 피드백, 그리고 일에 대한 자율성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조직개편 직후에는 이러한 자원이 급격히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변화 관리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은 결국 사람과 관계다. 업무량을 줄일 수 없다면, 그 업무를 감당할 수 있는 심리적·사회적 자원을 늘려야 한다. 자원이 고갈된 개편은 ... 중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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