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3-26 08:56:53

[칼럼]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한 산학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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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호 vol.767]
빠른 과학기술의 발달과 극심해지고 있는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우수인재 확보가 각 조직의 최우선 과제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우수 인재'를 바라보는 시각과 선별 기준은 이전과는 다른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인재를 선별하는 주요 기준으로 자격증, 졸업장을 비롯한 '스펙'이 아닌 전문적 기술을 보유하고 산업 트렌드를 이끌 수 있는 '스킬'이라고 확신하며, 이에 따른 인사전략을 구축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현대-기아차가 '정기 공채'를 폐지하고 각 현업부문 별로 '직무 중심 상시 채용'을 도입해 화제를 모았다. 인공지능-사물인터넷-빅 데이터 등으로 대표되는 Industry 4.0 시대에는 불필요한 스펙이나, 인적성검사보다는 전문성을 갖춘 스페셜리스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육성을 통한 인재 확보에 나선 글로벌 기업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글로벌 기업들은 '육성을 통한 인재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직무 전문성을 갖춘 인재 중심의 채용을 넘어 직접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한정된 전문 기술 인력을 갖춘 인재를 확보하느라 에너지를 쏟기보다는 학교를 세우고 교육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의 활동을 통해 장기적 관점에서 필요한 인재를 안정적으로 수급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기업들은 다양한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구축해 조직에 필요한 맞춤형 인재를 확보하고 있다. 이에 단순히 채용만을 목적으로 하는 재정지원의 산학협력 프로그램이 아닌, 진정한 인재 육성을 위한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의 사례를 살펴보고 국내 기업에 시사 하는 바를 찾아보고자 한다.
IBM의 최고경영자 버지니아 로메티Virginia Rometty는 지난 2017년 Industry 4.0 시대와 함께 생겨날 새로운 일자리를 차지할 인재들을 일컫는 '뉴 칼라New Collar ' 개념을 제시했다. IBM은 "더 이상 대학 졸업장은 중요하지 않다"는 버지니아 로메티의 말을 기치로 삼아 인재 채용 및 양성을 위해 고교/전문대 통합 교육모델인 'P-Tech'를 설립하고 졸업장 및 자격증을 비롯한 스펙을 보지 않는 'New Collar Program'을 도입했다. P-Tech는 기존의 교육에서 벗어나 기술인재를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고등학교, 전문대, 기업이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으며, 미래기술로 일컬어지는 각종 IT기술과 인공지능의 기술뿐만 아니라, 협업, 커뮤니케이션, 문제해결력 등을 갖춘 실무자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110여 개의 학교가 운영되며 500개 이상의 대기업 및 중소기업과 80개의 대학이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또한, P-Tech에서 제공하는 교육과정을 완료할 경우 IBM 지원 시 서류전형이 면제되는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IBM이 자체적으로 학교를 설립해 조직 맞춤형 인재를 육성했다면, 독일의 아우스빌둥Ausbildung을 통해서는 일-학습 병행시스템을 통한 전문인력 양성 사례를 살펴볼 수 있다. 아우스빌둥은 전문 기술 인력을 배양하고자 하는 일-학습 병행 교육시스템으로 독일에서 처음 시작됐다. BMW 또한 아우스빌둥에 참여하는 대표 기업 중 하나로, 독일 내부에서만 국한되지 않고 세계 각 국가와 협약을 체결해 아우스빌둥 체계를 범세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국내에도 2017년부터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트레이니 80명을 선발하는 것으로 아우스빌둥이 시작되었다. 학교 성적, 자격증 유무보다는 미래 기술장인이 될 만한 잠재력만을 기준으로 트레이니를 선발한다. 국내에 도입된 아우스빌둥은 3년간의 과정으로 교육의 70%는 기업의 현장에서, 30%는 학교에서 이루어진다. 교육과정을 다 마치고 나면 BMW나 메르세데스 벤츠에 취업할 수 있다.
학교나 물리적 시스템이 아닌, 가상의 환경 제공을 통해 산학협력을 실천하고 있는 아마존의 사례도 있다. 아마존의 AWS(Amazon Web Services)는 'AWS Educate'를 통해 클라우드 산업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AWS Educate는 학생들이 클라우드 기술 및 AWS 서비스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대학 지원 프로그램으로 인공지능, 음성 및 안면 인식, 게임, 의료 등의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교육 프로그램, 도구, 기술 등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이 AWS 클라우드 상에서 실제 애플리케이션을 설계, 구축, 운영해볼 수 있도록 이에 관한 역량을 강화시켜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미국의 카네기멜론대학교와 독일의 뮌헨공과대학교를 비롯한 150개 이상의 대학에서 미래의 클라우드 전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AWS Educate를 활용하고 있다. AWS Educate는 AWS가 제공하는 클라우드 교육자료를 대학 교육 과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무료 사용권을 통해 클라우드 업계로 진출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실제 업계에서 사용되고 있는 클라우트 컴퓨팅 기술을 직접 경험해 보고 전문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아마존은 이 같은 AWS Educate 프로그램이 클라우드 산업의 전문인력을 양성을 위한 좋은 지원책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산-학 협력 통해 전문인력 양성 기반 마련해야
이처럼 글로벌 유수의 기업들은 산학협력을 실천하고, 단순한 재정지원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과 직무 전문성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도 다양한 형태의 산학협력이 운영되고 있지만, 단기적인 프로젝트 기반 교과과정이거나, 채용전제의 재정지원의 형태가 주로 나타나고 있다.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인 교육에 기반한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육성을 통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IBM의 P-Tech이나 독일의 아우스빌둥과 같이 다수의 동종 업계의 기업이 협력해 동일 산업계의 전문인력을 함께 육성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구축해 제공하는 것을 하나의 기업이 혼자 수행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이에 같은 산업에 속한 유관 기업들이 힘을 모아 공동의 투자와 기술력으로 필요한 전문인력을 육성하는 산학협력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일 수 있다. 한정되어 있는 인재를 앞 다퉈 선점하기 위해 경쟁하기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필요한 인재를 적시에 확보할 수 있는 인재 풀[Pool] 육성을 통해 인재 확보 전략을 수립하는 상생의 전략을 펼칠 필요가 있다.
기존의 교육 시스템에서 미래가 원하는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반문하는 이들이 많다. 이는 비단 국내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앞선 살펴본 사례에서 알 수 있었다. 이에 보다 신속하게 미래 맞춤형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직접 육성에 발 벗고 뛰어든 기업들의 사례를 살펴보았다. 국내의 인사담당자들은 이 같은 글로벌 기업의 육성을 통한 인재 확보 전략을 살펴봄으로써 각 조직 맞춤형 산학협력 시스템 구현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필요한 인재를 어떻게 수급할지 보다, 인재를 어떻게 육성함으로써 확보할지를 고민해볼 때이다.



*이찬 교수는 서울대학교에서 조직개발, 리더십과 코칭, 전략적 인적자원개발, 스마트러닝 등을 강의하며 미래 인재를 양성해 나가고 있다. 현재 서울대학교 경력개발센터 소장 겸 인사혁신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겸임 교수를 맡고 있다.
 
이찬 서울대학교 산업인력개발학 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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