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사람중심 인사에서 직무중심 인사로 가는길
얼마 전 대우건설은 자사의 대표적인 브랜드인 '푸르지오'의 새로운 디자인을 발표했다.
대우건설, 사람중심 인사에서 직무중심 인사로 가는길
제호 : 2019년 06월호, 등록 : 2019-05-27 10:00:55



얼마 전 대우건설은 자사의 대표적인 브랜드인 '푸르지오'의 새로운 디자인을 발표했다. 새로운 디자인에는 상품은 물론 서비스 전반에 걸친 변화와 혁신이 담겨 있다. 건설업은 어느 업종보다 위계가 강하고 딱딱한 조직문화를 특징으로 한다. '제대로' 일하려면 그래야 한다는 것이 통용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최근 '혁신'이라는 움직임 앞에서 건설업도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우건설 HR은 이러한 비즈니스의 변화에 따른 HR 혁신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작년 10월 대우건설은 창립 45주년을 맞아 새로운 비전 '빌드 투게더Build Together'를 선포하고 2025년까지 매출 17조원, 영업이익 1조 5000억 원의 목표를 달성해 '글로벌 톱 20'에 진입한다는 전략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수행 역량 고도화 ▲마케팅 역량 강화 ▲신성장 동력 확보 ▲경영 인프라 혁신이라는 4대 핵심전략을 발표했다.
"인사팀은 비전 달성을 위한 서포팅 조직으로서 관련 과제를 새롭게 도출-수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중장기적인 방향성은 사람중심 인사에서 직무중심 인사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올해는 새로운 비전 달성을 지원하기 위한 핵심가치 행동규범 재정립, 리더십 역량 모델링을 통한 리더십 평가 리뉴얼 및 교육체계 재정립, 인력 고령화 및 고직급화에 대비한 인력운영 계획 수립, e-HR 개편 등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지국일 대우건설 인사팀 상무는 건설업 자체의 특성과 인력 구성의 변화, 글로벌 경쟁 체계의 시장 변화 등에 대응할 수 있는 인사전략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리더십 진단 리뉴얼 및 교육체계 재정립
대우건설은 지난해 자사에 맞는 HR제도 도입을 위해 먼저 조직건강도 진단을 실시했다. 진단 결과에 따라 여러 이슈가 도출됐는데 그 중 하나가 '리더십'이다. 인사팀에서는 그 중에서도 리더들이 생각하는 회사 모습과 일반 직원들이 생각하는 회사와의 차이가 크다는 점을 주목했다. 따라서 지난 4월 말부터 임원을 시작으로 현장소장, 팀장급을 직접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고, 새로운 리더십 역량 모델을 도출했다. 도출된 모델로 리더십 평가를 리뉴얼하고 리더십 교육체계를 재정립할 계획이다.
"지난해 9월부터 '현장소장 보임검증위원회'를 신설,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10차까지 진행했습니다. 현장소장 보임검증위원회에서는 해당 본부 임원을 비롯해 인사, 예산, 안전, 감사 임원들이 위원으로 위촉되어 본부에서 추천한 직원에 대한 현장소장 보임 여부를 결정하고 있습니다. 이때에는 후보자들이 윤리 상의 문제점은 없는지, 안전에 대한 마인드가 있는지, 이전에 근무한 현장에서 예산 관리에 문제가 없었는지, 직원과의 관계나 주변 평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보임을 결정합니다. 이를 통해 리더십 평가 결과가 좋지 않은 현장소장을 보직 해임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지난해 연말에는 신규 임원 승진은 물론 본사 팀장 보임에서도 평가 결과가 나쁜 사람은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이러한 강력한 노력으로 리더십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이 크게 줄었다. 회사에서 리더십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다양한 노력을 한다는 것 자체로도 경각심을 불러일으켰고, 인사평가나 승진에 있어서 리더십이 큰 요소라는 인지가 되고 있다.
한편 대우건설은 2003년 1월에 직급체계 개편을 실시했으나 2010년에 다시 회귀한 경험이 있다. 직무중심 인사로 가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직급단계 개편이 불가피한데 여전히 내부적으로는 회의적인 반응이다. 건설회사의 특성상 직급을 없앨 수 없다는 목소리가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지 상무의 생각이다. 현재 데이터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전체 인력에서 차부장급이 44%를 차지하고 2025년에는 57%가 될 전망이다. 또한 2025년에는 50대 이상 인력이 35%까지 늘어나고 임금피크제 대상자는 약 680명이 된다. 지 상무는 이러한 상황에서 사실상 직급은 의미가 없어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고령 인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현재의 직급과 직종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고민을 계속 가져가고 있다.
"직무중심 인사시스템은 어느 날 갑자기 도입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건설회사 대부분은 직무보다는 건축, 토목, 기계, 전기, 사무 등 직종 중심의 인사가 강하기 때문에 직무 중심 인사로 가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만큼 인사가 철학을 가지고, 준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상하반기 2회 평가, 절대적 상대평가 방식
최근 기업의 평가 트렌드는 개인성과보다는 조직성과를, 상대평가보다는 절대평가, 상시적인 피드백을 통한 코칭형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대우건설은 아직은 더딘 걸음이지만 그 방향성에선 같은 길을 가고 있다. 지난해 새롭게 구축한 평가시스템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현재 대우건설은 직원에 대한 1차 평가 시에는 절대적 상대평가 방식을 택하고 있다. 팀장이 절대평가로 점수를 매기면 그 결과를 상대화 시켜서 평가결과를 조정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상대평가의 관대화나 가혹화 등으로 인한 불합리함을 제거하기 위해 평균 및 표준편차를 계산해 산출한 조정 점수를 실제 인사평가에 활용하고 있다. 평균 편차 조정은 평가자들의 평균점수를 전체 평균점수 수준으로 조정하는 식이다. 이러한 조정 점수는 동일 직급 내에서 비교해 평가등급을 산정한다.
상시평가 형태는 아니지만 먼저 연 1회의 평가를 상하반기 2회로 늘렸다. 보통 초년차에는 낮은 점수를, 고연차에는 높은 점수를 몰아주는 식의 승진포인트 제도도 없앴다. 또한 명확하게 분리되어 있지 않던 업적평가와 역량평가를 새롭게 정의해 업적평가는 연봉등급으로, 역량평가는 승진에만 반영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그러면서 조직성과 반영 비율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평가제도를 개편했다.
"모두들 평가 결과에 예민하긴 하지만 특히 밀레니얼 세대는 각자의 점수에 더 민감하고 동기부여 작용이 크더라고요. 실제로 성과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평가를 위한 개인평가를 강화하는 것은 오히려 부작용을 야기 시킬 수 있다고 봤습니다. 불필요한 경쟁이 생기고, 조직간 협업이 어려워지는 것이죠."


 

HR의 행정 업무는 자동화, 전략적 역할에 집중하길
향후 대우건설은 업무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를 시범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IT부서에서 각 부서별 RPA 도입이 가능한 업무를 조사 중에 있다. HR에서도 단순 작업이 반복되는 업무는 RPA 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채용한 직원들의 개인 정보를 입력하는 등이 대표적이다.
"단순 행정 위주의 인사가 자동화된다면 인사담당자들은 어떻게 하면 직원들을 위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전략적인 역할을 해 나갈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지국일 상무는 직원 육성 방법에서 업무에 대한 권한을 주고 직접 끌고 갈 수 있게 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이는 지 상무 본인의 경험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지 상무는 과거 과장 시절에 회사의 e-HR 시스템 도입을 제안한 적이 있다. 당시 본부장은 해당사항에 대해 스터디를 마친 후 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추진하라고 말했다. 13억 정도 예산의 사업을 실무자에게 믿고 맡긴 것이다.
"경험과 성취감이 주는 의미를 알기에 직원들에게도 같은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습니다.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동안 많은 사람을 만나서 다양한 의견을 듣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각종 서적과 자료들을 공부하고 찾아보는 과정에서 직원들이 성장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인사평가 업무를 시작한지 1년도 되지 않은 직원에게 스스로 고민하고 연구해서 평가제도를 어떻게 변경할지 고민해 보라고 지시를 하고 약 7개월 간 지켜봤습니다. 성공적으로 평가제도를 변경, 시행한 후 그 직원이 스스로 큰 성취감을 느끼고 있음은 물론 인사평가에 대한 지식 또한 크게 향상됐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HR은 현장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지 상무의 경우 입사 초기 영업을 했던 것 외엔 거의 HR만 담당했기에 다양한 직무를 경험할 기회가 없었으나 3년 동안 해외 근무를 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당시 머물렀던 국가가 카타르였는데 이미 시스템이 갖춰진 리비아나 나이지리아와는 달리 카타르 1호 현장이었기 때문에 모든 시스템을 직접 만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만큼 힘든 상황이었지만 뒤돌아보면 그때의 경험이 큰 자산이 되고 있다.
"보통 인사팀에 연락하는 사람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규정과 절차에 따라 신청하는 사람과 규정과 절차에 따라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을 부탁하는 경우죠. 결국 후자를 어떻게 관리 하느냐의 문제입니다. 부탁하는 사람도 어느 정도 합리성을 가지고 요구하는 사람이 있고 전혀 얼토당토않게 요구하는 이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현장을 모르면 이 부탁이 어떤 부탁인지, 어떤 상황에서 이뤄지는지를 파악하기 힘들어요. 현장 경험이 있다면 그런 부분을 가려낼 수 있는 눈이 생기는 것이죠."  


MINI INTERVIEW
 
"인사란 형평성과 공정성 사이의 균형을 잘 유지해야 한다"
 
지국일 대우건설 인사팀 상무
 
Q. 지금까지의 커리어에 대한 소개와 그 동안의 경험 중 현재의 업무에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1995년 1월 개발영업부로 입사한 이후 국내마케팅팀, 영업총괄팀 등에서 영업 관련 업무를 수행하다가 1998년 10월 인사팀으로 이동하면서 HR과 인연을 맺게 됐습니다. 이후 2006년 2월부터 약 3년간 카타르 현장에 배치되어 HR 매니저로서 삼국인력의 선발, 평가, 보상 업무를 담당했었고, 카타르에서 귀임한 후 2008년 12월부터 인재육성팀에서 HRD 업무를 수행하다가 2016년 다시 인사팀으로 오게 됐습니다. 국내와 해외, 인재육성팀과 인사팀 등 일하는 곳은 바뀌었지만, 지난 21년간 HR 업무를 수행해 왔습니다.
건설업에 있어서 현장은 가치사슬에서 주 활동이 일어나는 곳입니다. 따라서 건설회사에서 인사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라면 현장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이죠. 비록 본사에서 근무할 때와 하는 일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약 3년간 카타르 현장에서 지내면서 현장을 직접 경험하고 온 것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Q. 업무를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이며, 가장 보람을 느끼게 되는 순간은 언제입니까?
회사와 직원, 노동조합 등 사내외 여러 이해당사자들 간의 서로 다른 생각과 입장을 조정하는 일이 가장 어렵습니다. 서로의 입장 차가 쉽게 좁혀질 때도 있지만, 대부분 오랜 기간의 설득이나 협상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보람을 느끼게 되는 순간은 오랜 기간 기획하고 설계하고 개발했던 제도나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시행될 때입니다. 내가 기획하고 참여해서 만든 제도나 프로그램이 오랜 기간 운영되는 모습을 보는 것이 HR 업무를 하는 사람들에게만 허락된 또 다른 행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Q. 인사 임원이 다른 부문의 리더와 달라야 하는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균형 감각을 가져야 합니다. 평소 저희 팀 직원들에게 인사팀은 형평성과 공정성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제도와 정책을 수립함에 있어 모두를 위한 것과 우수한 소수만을 위한 것을 아우를 수 있어야 합니다.
 
Q. 업무를 위한 인사이트를 주로 어떤 방법으로 얻나요?
책과 잡지, 인터넷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책은 연평균 40권 정도를 읽고 있는데, HR 관련 서적 2권을 읽고 나면 반드시 1권은 고전, 인문, 예술 등 인문학 관련 서적을 읽는 방식으로 독서를 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을 때는 특별히 인상적인 글에 형광펜으로 표시를 해 두는데 이 글들은 따로 정리하여 보관하고 있습니다. 타사 사례나 HR의 새로운 트렌드 파악을 위해서는 잡지 구독과 인터넷 서핑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Q. 추구하는 리더십은 어떤 모습입니까?
같이 근무하는 직원들을 장차 대우건설을 이끌어갈 인재로 육성하는데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최근 HR 트렌드로 '경험Experience'를 통한 육성이 많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의미는 다를지 모르지만, 저 역시 직원들에게 수개월에서 1년 정도 소요되는 장기 프로젝트를 부여하고 직접 수행하도록 함으로써 새로운 일을 경험하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Q. 최근 읽으신 책 중 한권 추천 부탁드립니다.
팀 어윈이 쓴 ≪어떻게 최고를 이끌어 낼 것인가≫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리더가 자신이 이끄는 사람들을 변화시키기 위해 부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비난이나 비판과 같은 부정적인 피드백은 단기적인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지만, 직원을 성장시키고 인재로 발전시키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입니다. 저자가 인용한 바버라 프레드릭슨의 말이 이 책을 소개하는 글로 적절할 것 같습니다.
"부정적 정서가 사람들의 주의를 더 많이 끄는 것은 사실이다. 이는 직원이나 선수에게서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부정적 피드백을 주거나 으름장을 놓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라는 인식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결속력, 조직에 대한 충성, 팀이나 집단에 대한 몰입, 개인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볼 때 부정은 긍정만큼 효과적이지 않다."


 

 
 
 




취재 정은혜 기자 jung@hrinsight.co.kr

지국일 대우건설 인사팀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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